2024년 7월 9일 (화)
(녹)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죄송합니다 하루도 안돼 다시 돌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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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희 [cafe71] 쪽지 캡슐

2007-09-13 ㅣ No.3826

낮에 작별인사를 고하고 글을 안 쓸려고 했는데  몇 분이 쪽지를 보내 주셔서 저의 퇴장에 태클을 걸어주셔서 몇일 더 머물러야 될 것 같네요? 태어나서 쪽지는 처음 받아 보았습니다. 반갑고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 몇일 더 머물러도 될까요?
 
제가 옛날 이야기 하나 해 드릴께요
저는 8살 터울의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이녀석이 막 기어다닐때 집에는 할머니가 계셨는데 임종을 앞에 두고 계셨지요. 옛날 비녀머리있죠 백발에 머리 정리를 못하고 병색이 완연하게 할머니 방에 늘 누워 계셨습니다. 대소변을 어머니가 다 받아가며 할머니 병수발을 다 하셨는데, 문제는 이녀석이 할머니만 보면 자지러지게 울어버리는 것입니다.
할머니가 그때도 의식이 있었는데, 어찌나 속상해 하시던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 이 녀석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운뒤론 감시만 소홀하면 할머니 방으로 건너가 누워계시는 할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것입니다.
으휴 할머니는 신음소리도 못내시고 방어도 못하시고 끙끙 거리셨구요. 그걸 보고 제가 동생을 무지하게 두들겼습니다. 동생녀석 우렁차게 울어 제끼고 어머니 들어오셨을때 제가 자초 지종을 설명했죠 자랑 스럽게...그리곤 어머니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습니다. 어라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에...그때 전 생각했죠 아하~~어머니는 할머니 보다 동생을 더 좋아 하는 구나... 그 상황을 이해 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성적으로야 할머니이지만 돌도 안 지난 어린놈에게는 귀신  그 이상으로 안 보이는 거죠. 그 놈은 앉혀 놓고 족보를 보여주며 설명할 수 도 없고 ....
 
이야기를 바꾸겠습니다.
너는 납골당 찬성한다고 하면서 결국은 너네 동네 들어오니깐 반대하는거 아니냐?  중립적인척 하더니 결국은 님비네~~~
 
저는 태릉성당에 납골당이 들어오던 안 들어오던 관심 없습니다. 아니 더 많은 납골당이 생겨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현재 까지는 장묘 방법에 있어 납골 보다 우수한 방법을 모르니깐요.
 
그러나 과정의 문제 입니다.
처음 이사왔을 때 주민들이 그렇게 반대하는데 왜 성당에서는 강행할까 라는 궁금증이 전부 였습니다.
단지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 - 성당에서 장사하기 위함이다.3200기를 500만원씩만 받아 봐라 그게 얼마냐 - 이 논리를 수용했다면 금방 의문에 해소되었을 텐데 전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최소한 천주교회이기 때문에...160억이란 돈이 가히 천문학적인 돈이기는 하지만 그 돈 때문에 천주교회에서 그렇게 강행할 리 없다 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곤 이 게시판에 들어온 이유는 이런 의문에 더 생겼기 때문입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이 수용못하는데 강요하는 것은 오만과 독선이다
 
주민들이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안 혐오스럽다고 강요하는것 이것은 문제이다.
왜 설득을 못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 할머니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 분이고 사랑스러우셨는데 감히...
아이가 할머니를 보고 울고 머리채를 흔드는 것은 공포의 발로인데 그 녀석을 두들겨 준 행동은 잘못 된 것입니다.
아이가 알아 들을 나이가 되면 차분히 설명하면 될 것을... 아니면 월령에 맞게 교육을 시키면 될 것을 ....
물론 할머니는 그 녀석이 할머니를 알아 보는 나이까지 기다려 주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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