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9일 (화)
(녹)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이념과 정의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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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용 [soeksoek] 쪽지 캡슐

2008-07-04 ㅣ No.5727

 
인간은 누구나 이념이 있습니다.
 
이념의 문제에 종교가 개입했다면 이것은 어쩌면 큰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글을 씁니다.
 
이명박정부는 많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나온, 또는 그를 욕하는)국민들과 이념을 달리하고 있지만,
 
자신들은 나름대로의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가 우리(저를 포함한 약간의 좌파적인...)와 다른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이념이 다른 사람들은, 종교적으로 봤을 때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을지언정 완전히 다른... 그래서 서로 싸우는 것에서 합일점을 찾지 못하는...
 
게다가 어떻게 종교적으로 연결이라도 되어있다면 이념을 뛰어넘는 어떤 것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그런것도 아니잖아요?
 
지금 거리로 나온 국민들과 이명박정부는 이념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다고..... 이제서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욕을 할 것이라면, 그들의 태도등에 대한 비판이 아니고, 그들의 마음이 혹시 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함인지.... 그것을 욕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이 자기배 불리려고 악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에는 종교가 앞장서서 운동할 수 있겠지만,,(삼성사건처럼)
 
지금은 거의 이념싸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에,, 종교는 한발짝 뒤에서 그들을 지원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했던 결정이라고 봅니다.
 
 
 
저는 촛불집회가 성공하길 바랍니다. 많은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스스로 운동해서 이뤄내길 원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종교라는 특수한 힘을 등에 업고 (하느님의 힘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종교의 특성) 이뤄낸다면
 
정말로 우리나라는 종교와 정치가 혼합된 사회에 살게 될 것입니다.
 
 
뭐... 아무튼 요점은
 
지금 우리가 집어야할 것은 이념이 아니고 '정의'라는 것입니다.
 
그 '정의'는 이념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죠. 정말 종교적인 '정의'.
 
 
물론 저도 하느님이 보시기에 민주주의만이 보기좋은 사회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실제로 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이 예전에 '친절한 금자씨'찍을 때 씨네21과 했던 인터뷰 내용을 잠깐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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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영혼이라고 하니 다시 묻고 싶은데 인간이 자기 의지를 발현하면서 살 수 있다고 보나.

박 : 아니. 조금이라도 관찰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다는 거 금방 알 수 있지 않나.

기자 : 예술적인 통찰, 관점이 아니고 정치학적인 관점에서 운명을 수용한다는 건 다른 차원일 수 있지 않나.

박 : … 그런 건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냥 예술적으로 비관적인 사람으로 내버려달라. 영화에서 결정론적 세계관이 자꾸 보이는 건 정말 염세적이어서라기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별 근거를 대지도 못하면서 의지로 뭐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고 쉽게 말하는 것에 대한 반박의 의미가 더 크다. 불가능은 아니지만 몹시 어려운 것인데 선한 의지로 쉽게 할 수 있다고 아무렇게나 말해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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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의지로 쉽게할 수 있다고 아무렇게나 말해버리니까...."
 
선한 의지는 분명히 인정하지만,,, 민주주의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뛸거 아니면,,
 
어떤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할거 아니면 그냥 하는대로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남을 인정하되, 진짜 정의를 위해서라면 욕을 할 수 있는 우리 교회가 되길 기도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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