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수)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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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님을 믿지도 않으며 잘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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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124.49.216.*]

2007-07-01 ㅣ No.5547

주변에 보면 주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착하고 바르며 좋은 부모님 아래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훌륭한 배우자 만나서 문제 없이 아들, 딸 낳아서 건강하고 예쁘게 잘 키우고 게다가 시댁, 친정도 부자에 남편도 돈을 잘 버는 그런 친구들 많습니다.

 

그러면 그러시겠지요....

 

그런 사람들도 언젠가는 시련이 닥칠 것이다. 남들 모르는 십자가가 있을 것이다......

 

그런 말들이 위로가 되지를 않네요.

 

저는 차라리 세례받기 전에는 ... 이런 생각한느 자체가 죄인 걸 알지만 요즘은 어쩔 수 없이 자꾸 생각이 듭니다.

 

세례받기 전에는 저도 그랬습니다. 고위직 공무원이신 아빠와 학교 교사이신 엄마. 두분다 자수성가하셔서

 

오빠와 저는 풍족한 생활을 했지요. 둘다 유학도 갔고 유학 생활 중에도 궁핍하지않았죠.

 

근데, 외할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제가 고3때 할머니께서 중풍으로 쓰러지시고 돌아가시기 직전에 병자세례를 받으셨어요.

 

저희 부모님은 불자십니다. 오빠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저희 집안에 불운이 이어졌어요.

 

대학교때 건강하시던 아빠가 고혈압으로 두번 쓰러지셨고 엄마도 급성 혈관염으로 위궤양에 담석에 신장도 않 좋아지셨고 그 후유증으로 지금은 혈압이 높으십니다.

 

두분다 생사가 위험할 정도였지요.

 

졸업하고 유학을 가서 세레받았습니다.

 

세례받고 얼마 후 아빠가 그러시더군요... 이만 돌아오는게 좋겠다고.  힘이 드신다고...

오빠는 공부를 마쳐야했으니까요.

 

원망스러웠지만 집에 와보니 눈물이 나더군요. 집안 사정이 이지경이 될때까지 왜 말씀들을 안했는지.....

 

그래서 열심히 돈을 벌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견진도 받고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지만 착한 남자 만나서 성당에서 결혼도 했습니다.

 

남편도 세레에 견진까지 다 받았습니다. 3년이 되도록 아이가 없었습니다.(34세 늦은 나이에 결혼했거든요)

 

열심히 기도하고 성당을 다녔습니다. 9일기도도 몇번을 드렸는지 모릅니다.

 

그 중에 제 친구 두명을 성당으로 인도하여 세례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임신이 되었고 지금은 너무 예쁜 딸이 8개월입니다. 그전에 유산도 한번했고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당시 남편이 실직 상태였는데도 저희 부부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둘 다 성실하며 나쁘게 살지 않았고 주일 미사도 빠지지 않고 교무금도 감사 헌금도 생미사도 위령미사도 열심히 드렸고 열심히 기도하며 주님의 아름다운 성사정을 이루고 싶으니까요....

 

 

근데.... 이제는 절망입니다. 성서 백주간 중간에 아기가 생겨서 하차하기는 했지만 집에서 저혼자 진도표보면서 공부 팀보다 더빠르게 마쳤습니다. 9일기도도 끝임 없이 했습니다. 열심히 찾아가면서 강좌도 듣고 성경을 읽으려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제 일이 아닌 때에는 저도 알고 있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해주던 이야기들.... 허망할 뿐입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저와 남편이  벌어서 모아두었던 돈... 남편이 잘 다니던 직장, 열심히 꾸렸던 가게....

작지만 너무나 소중했던 우리 집.... 지금은 가진게 없습니다. 물거품처럼  다 사라졌습니다.

 

직장도 생활비도 집도 저축도...

 

일년이 넘게 남편 취직을 위해 기도했지만 지금은 월세내기도 버거워 집을 내줘야할 상황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주님의 자녀들이 이리도 궁핍하게 살기를 원하시는지요. 대단한 기도를 드리지도 않았습니다.

우리 세식구 단촐하게 먹고만 살 수있게해달라고 기도했는데....

 

그것 조차도 저희에게는 허락되지를 않나 봅니다.

 

요즘은 딸한테 미안합니다. 우리 둘만있으면 거렁뱅이 생활을해도 상관없는데 우리 딸은 무슨 잘못이 있다고 ...

 

독실한 불교 신자이신 울엄마는 집안에 우환이 있을때마다 제가 성당다녀서 그렇다고 하실 때마다 저는 억지부리지 마시라고 하곤 했는데 요즘은 어른들 말씀 그른게 없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저는 저희 부모님을 성당으로 인도하는게 소원이었어요. 기도도 드렸구요. 근데 이렇게 사는 저희를 보시고 한심해 하십니다. 매일 절에 가셔서 저희를 위해 기도하신다네요. 성당으로 인도 할 꿈도 못꾸고요.

 

 

신부님...

 

주님을 믿으면서도 자식 갖기도 어렵고 의식주 해결조차 힘든 사람들....

주님을 믿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많이 가진 사람들....

 

요즘은 제 믿음 조차도 생활고 앞에서는 흔들리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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