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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일으키는 사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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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일으키는 사제들"이라는 글을 읽었다.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다음 대목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고, 저자가 글을 쓴 취지에 부합시키기 위해 제시한 예로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지학순 주교님을 헌트하우젠 대주교에 비견하는 것에 어폐가 있다는 말이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헌트하우젠 대주교가 주교직으로부터 해임된 직접적인 이유는 핵전쟁을 반대하는 신념 때문이 아니었다. 헌트하우젠 대주교는 아주 중대한 이유로 인해 직위해제되었다.
그는 혼인 무효화 판정을 받지 않은 이혼 가톨릭 신자의 재혼 지지, 성사 집전시 사제와 평신도의 역할 구분을 허무는 전례 남용, 사제직이 무효화 되어 평신도가 된 전직 사제들에게 가톨릭 예식을 집전하게 하는 파행, 비가톨릭 개신교 신자들에게 성체를 분배하는 관행, 여성 사제직 옹호, 동성행위 옹호, 교구내 가톨릭 병원에서의 영구적 피임 수술 허용 등 심각한 사유로 인해 신앙 교리성의 조사를 받고 직위해제된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심각한 이유들을 "다른 근거"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간단히 처리해 버렸다. 그 "다른 근거"가 그렇게 가벼운 이유였는가? 복권된 후에도 헌트하우젠 대주교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교황청이 부조리하고 부정의한 조치를 내렸고 헌트하우젠 대주교가 부당하게 비판당했다는 뉘앙스를 주는 저자의 상황묘사는 사실 왜곡이다. 헌트하우젠 대주교를 지학순 주교님과 견줄만한 인물로 예시한 것은 오히려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가 된 주교는 '헌트하우젠'(Hunthausen)이지 '헌트하우겐'이 아니다.
참조글: Joseph Cardinal Ratzinger's Report Issued on Seattle Archbishop Raymond Hunthaus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