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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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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 끝부분에 이런 구절이 있다: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며...>
우린 때론 상처를 받는다. 그 어떤 상처도 내가 받는 상처는 가장 크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남들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보이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고통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상처는 내가 사랑했기에 나도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형제에게서 오히려 모함이나 몰이해, 배신감 같은 것을 느꼈을 때 극도에 달하게 된다.
최근에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어쩜 그럴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일이 있어 줄곧 나를 괴롭혀 왔다. 내가 정말 그 약점과 한계를 감싸주고 이해하고 남에게도 좋은 쪽으로만 말해주곤 했던 형제로부터 나에 대한 루머성 소문을 유포하며 정말 악하게 그럴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배신감을 느끼게 했던 것이다. 그 형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내가 몰래 그렇게 감싸주고 사랑했던 것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그 때문에 더욱 더 힘들었다. 몇년전 안식년을 할 때도 그 형제가 나를 무척이나 힘들 게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것도 본인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또다시 그형제가 그런다니... 아, 정말 가서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괴롭고 아팠다. 왜 나에게는 한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악성루머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 뭐가 그리 두려운가? 나에게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진실을 왜곡하며 나를 깎아내리기에 급급하다니...
정말 요즘 같으면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를 외면하고 싶다. <나는 위로받고 싶습니다고 외치고 싶다.> <왜 나는 매일 위로해야 되고, 위로를 받아서는 안됩니까> 하며 항변하고 싶기도하다. 이렇게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픈데... 나 자신 때문에도... 그 형제 때문에도...
하지만 성 프란치스코의 그 기도문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음은 하느님이 주시는 메시지일까? <정말 위로를 받고 싶으냐? 그렇다면 위로받기보다는 먼저 위로하라!> 그래, 이게 정답이다. 그 형제 때문에 위로받고 싶다면 그 위로를 구하지 말고 다른 형제, 자매들을 더 위로하라!
제베대오의 두 아들은 어머니 치맛바람을 내세워 다른 제자들보다 윗자리에 앉으려 주님께 청탁한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서로 아귀다툼을 한다. 그러니 우리 형제들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섬기고 서로 겸손해야 할 형제들이 서로 아귀다툼을 한다. 서로를 헐뜯고 흠집내면서 올라서려고... 오호통재라!
그래서 주님은 말씀하신다: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세속사람들처럼 말이다. 진정 높아지려며는 섬기라고, 위로를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섬김을 받기보다는 섬기고 사랑을 받기보다는 사랑하라고...
맞습니다, 주님! 제가 또 졌습니다. 맞습니다, 사부님! 제가 졌습니다. 제가요.
아, 이 아픔을 어이할꼬!!! 형제로부터 상처받은 것 때문이 아닌 내가 더 사랑하지 못하고, 내가 더 섬기지 못하고, 내가 더 위로하지 못한 것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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