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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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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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12-06-01 ㅣ No.7347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6월 1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My house shall be called
a house of prayer for all peoples?
But you have made it a den of thieves.
(Mk.11,17)


제1독서 1베드로 4,7-13
복음 마르코 11,11-25

‘이방인’의 작가로 유명한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이런 말을 남겼지요.

“우리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을 때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놓고 심판받을 것이다.”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함께 살고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남을 의식하지 않고 저마다 자기밖에 모르기 때문에 이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러운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죽어서 그동안 모았던 금전적인 것들을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자신의 몸뚱이조차 가지고 갈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자기 자신에만 얽매여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앞선 카뮈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어떤 자매님이 성체조배실에서 묵상을 하는데 분심이 너무나 많이 생기더라는 것입니다. 까맣게 잊어버렸던 일들이 자꾸만 떠올라서 도저히 묵상을 할 수 없었지요. 그렇다고 묵상이 되지 않는다고 성체조배실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밖에 나가는 것도 그래서 생각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기도를 하기 시작했답니다.

‘주님,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남편을 위해 기도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기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런 식으로 한 사람 한 사람 거명을 하며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를 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에 평화가 오면서 분심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편안함 속에 주님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웃을 위한 사랑이 평화를 가져오게 되고, 이로써 주님께 대한 기도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항상 내가 중심이고 특히 나중에 죽어서 가지고 가지도 못할 것들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성전 안에 있는 상인들과 환전상들은 대사제를 비롯한 종교지도자들과 결탁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많은 이익을 남겼거든요. 예수님의 말씀처럼 기도하는 곳이 아니라 장사를 해서 가난한 이웃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는 강도들의 소굴로 만든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모습은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게 합니다. 나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이웃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고 있는 나의 모습을, 또한 옳지 않은 나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합리화시키면서 또 다른 죄를 범하고 있는 나의 뻔뻔함을 반성하게 됩니다. 결국 이런 모습들이 주님의 또 다른 성전이라고 할 수 있는 내 몸을 더럽히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더러워진 내 몸을 이제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깨끗하게 정화시켜야 합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가 뿌리째 말라 죽는 것처럼, 우리 역시 이웃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면 주님의 무서운 심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할 때처럼 고통에 무방비한 때는 없다(G.프로이트).


서운동성당입니다. 한달 동안 매주 저의 부족한 강의를 들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랑은 아는 것.
 

제가 살고 있는 교구청에는 주교님 두 분과 많은 신부님들이 함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식사를 마친 뒤에는 함께 산책도 하고, 또 이 방 저 방 옮겨가면서 차를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신부님들 방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도 알게 되면서 서로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요. 그 증거로 요즘에는 그릇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외식문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먹기 보다는 밖에 나가 먹기를 좋아하고, 또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경우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웃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지금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를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이웃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사랑은 아는 것입니다. 사랑은 단순히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면 그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알아 가면 갈수록 사랑의 깊이는 더욱 더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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