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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의 공식 … 북,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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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4-01-24 ㅣ No.10152

AN-2기·저격부대 침투훈련, 김정은 잇따라 직접 참관
설 앞두고 비방 중단 제안
연평포격 직전 평화공세 비슷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평남 순천에 있는 북한 공군 산하 323군부대(제11항공저격여단)를 방문해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작전지도를 보며 설명하고 있는 사람은 우리의 공군사령관 격인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 이병철 대장.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원통형 물건은 야간 관제시설이 없는 곳에서 이착륙을 돕는 휴대용 항공기 유도등이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북한 대남침투 전담 특수부대의 훈련을 참관했다. 노동신문은 23일 김정은이 “항공 및 반항공군(우리의 공군) 산하 323군부대의 전술훈련장을 찾아 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정은이 직접 훈련 시작 명령을 내렸다면서 “전투원들은 조금도 주춤하지 않고 적들이 미처 정신 차릴 새 없이 적진을 벼락같이 타고 앉았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 당국은 ▶훈련이 22일 이뤄졌으며 ▶방문 부대가 평남 순천에 주둔한 북한군 제11항공저격여단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의 훈련 참관은 지난 19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대남침투용 AN-2 항공기 등을 동원해 인천국제공항을 가상목표로 한 타격훈련을 벌인 데 이은 움직임이다. <중앙일보 1월 23일자 1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북한의 AN-2기를 동원한 훈련을 포함한 여러 가지 군사활동 동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김정은이 방문한 부대는 AN-2기 등을 이용해 공중으로 침투하는 부대로 공격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김장수 안보실장 주재로 류길재 통일장관, 김관진 국방장관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북한군의 동향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부와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건 설 명절(31일) 연휴를 전후한 북한군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북한 서해 5도 기습점령 첩보, 설 전후 도발 가능성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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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6일 국방위 명의의 이른바 ‘중대제안’을 통해 상호비방과 군사적대 행위의 중지 조치를 취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0일을 시점으로 잡았다. 군 당국은 북한이 상호 군사훈련 중단이나 군 병력 감축 같은 큰 틀에서의 조치 또는 백령도 등 서해5도 지역에서의 일부 군사장비·병력 철수 등의 움직임을 선전 차원에서 펼칠 가능성을 주목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선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급적 우리 측이 예상치 못한 깜짝 카드를 내놓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유화 공세의 이면에 수상한 군사 동향이 감지된다는 점이다. 우선 북한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이 직접 전면에 나서 대남침투 전담부대의 훈련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대남 군사도발 시 행동대장 역할을 할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수행한 것도 주목된다.

 북한은 대형 도발에 앞서 대화제의 등 유화 공세를 펼치는 패턴을 보여왔다. 2010년 신년 사설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뒤 그해 3월 천안함 폭침 도발을 감행한 게 대표적이다. 군 일각에서는 서해5도 점령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5도를 점령한 후 유엔에 해결을 맡기는 도발계획을 수립했다는 첩보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이던 지난 18일 이례적으로 북한의 대남 도발에 철저하게 대비해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군 당국은 특히 AN-2기에 주목한다. 기체가 목재와 가죽 등으로 이뤄져 레이더에 포착되기 어렵고 이착륙이 쉬워 고속도로나 공항·골프장 등에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습공격이나 게릴라전에 쓰일 경우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단 얘기다. 북한은 300여 대의 AN-2기를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군 관계자는 “특수요원 13명까지 태우고 단숨에 수도권 곳곳에 내려앉을 경우 핵심 시설이 타격을 입고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화전(和戰) 양면 전략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도발에 무게를 두는 쪽은 장성택 처형으로 뒤숭숭해진 내부 정세를 의식해 대남 평화공세에 이어 실제 국지전 수준의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른 쪽에선 한·미 군사연습 중단 등 요구사항을 남측이 수용하라는 압박 차원에서 김정은이 도발 위협을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영종·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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