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3-07 ㅣ No.110560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어머니는 콩나물을 직접 키우셨습니다. 둥그런 통에 콩을 담고 물을 부우면 물은 그냥 밑으로 빠져나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콩에서는 싹이 나고, 맛있는 콩나물로 자랐습니다. 물은 그저 밑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콩이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물이 빠져나가지 않고 고여 있으면 콩은 제대로 자라지 않고, 상한다고 하였습니다. 물을 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이 잘 흘러내리게 하는 것도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문제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자식을 믿고 사랑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정한 틀에 자식을 가두려고 하면 사랑을 주어도 자식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기대가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은 주지만 콩이 스스로 싹이 나듯이, 사랑을 주지만 선택은 자녀가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배려해 주어야 합니다.

 

본당 신부와 보좌신부도 비슷합니다. 본당 신부는 경험이 있고, 연륜이 있습니다. 당연히 보좌신부에게 바라는 것도 있고, 보좌 신부에게 주고 싶은 것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당 신부가 바라는 사제의 모습을 미리 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좌 신부의 말투, 보좌 신부의 강론, 보좌 신부의 생활을 간섭하려고 합니다. 물을 부어주면 콩은 콩나물이 되듯이, 본당 신부도 삶으로 모범을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패기와 열정은 격려해주고, 실수와 잘못은 이해해 주고, 잘한 것이 있으면 칭찬해 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런 본당 신부님을 만났고, 사제생활을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정성을 다해서 물을 주었을 때, 콩은 콩나물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믿어주셨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잘 한 것이 있으면 진심으로 칭찬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제가 있는 것입니다. 저는 매일 묵상 글을 통해서 제 마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어떤 분은 저의 글을 읽으시고 기분이 좋아지셨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이게 됩니다. 우리는 물질의 옷을 입었지만 우주를 관통하는 영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영적인 존재인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자세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비는 땅을 적시고,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한 후에 다시 하늘로 올라갑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는 아무런 조건을 요구하지 않고, 대지에 생명을 불어 넣어줍니다. 무상으로 자신의 것을 내어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는 것,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

 

아버지의 뜻은 바로 더불어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의인들이 울부짖자 주님이 들으시어, 그 모든 곤경에서 구해 주셨네. 주님은 마음이 부서진 이를 가까이하시고, 영혼이 짓밟힌 이를 구원해 주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891 9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