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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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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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5-01 ㅣ No.111775

지하철 충정로 역에서 좋은 시를 보았습니다. 제목은 가고 오지 않는 사람입니다.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더 많이 사랑한다고 해서

부끄러울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가 없습니다.

요행히 그 능력이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가 됩시다.”

 

예전에 알던 수녀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수녀님께서는 병원에서 근무를 하십니다. 수녀님과 대화를 하면서 사제들에 대한 말을 함께 하였습니다. 강론을 잘 준비하시는 신부님, 영적으로 충만한 신부님, 건강관리를 잘 하시는 신부님을 보면 기쁘고, 감사하다고 하였습니다. 반면에 강론 준비를 소홀히 하는 신부님, 외로움을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면서 푸는 신부님, 건강관리를 잘못하셔서 병원을 찾는 신부님을 보면 안타깝다고 하였습니다. 저에게도 술 조금만 마시고, 건강관리를 잘 하시라고 애정 어린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수녀님의 이야기가 제게는 좋은 약이 되었습니다.

 

산보를 가면 새롭게 문을 여는 가게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 가게는 처음에는 가격을 할인하기도 하고, 사은품을 주기도 하고, 도우미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할인을 하고, 사은품을 준다고 해도 가게는 물건의 질이 좋아야 합니다. 음식점은 맛이 있어야 합니다. 물건의 질이 나쁘고, 음식의 맛이 없으면 손님이 잘 찾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앙인들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진하게 베어나야 합니다. 신앙인으로 살면서 세상 사람들과 별로 다른 것이 없다면 그것은 이름만 신앙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신앙인들은 세상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전해 줄 수가 없습니다.

 

12년 전, 캐나다에 처음 도착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길도 모르고, 은행 일, 슈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던 때였습니다. 차가 없이는 모든 것이 불편한 곳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나중에는 모든 것들을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었지만, 처음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캐나다 생활을 시작부터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이처럼 누군가에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곧 없어질 양식을 위해서 살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을 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나를 믿으면 됩니다.”

 

예수님을 믿는 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예수님의 삶, 예수님의 가르침,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은 모두 다 나에게로 오시오. 네 멍에는 편하고 가볍습니다.”

 

목마른 사람에게 한모금의 물이 되어 주는 것, 지치고 힘든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의 쉼터가 되어 주는 것, 가난 한 이웃에게 빵이 되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주님을 믿는 것이고, 이것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들을 위해서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오늘 스테파노의 모습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길은 박해를 받기도 하고, 그 길은 모욕을 받기도하고, 그 길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말씀 하십니다. “나 때문에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성모 성월을 시작하는 5월의 첫날입니다.

곧 없어질 음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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