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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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5 목/ 인생의 터널 속에서 믿고 기다리는 기쁨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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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5-24 ㅣ No.112223




   부활 6주 목, 요한 16,16-20(17.5.25)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요한 16,20)



 







 

인생의 터널 속에서 믿고 기다리는 기쁨

 

1세기말을 향해가는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예수님의 재림에 대해 큰 기대를 가졌으나, 재림이 지연되자 근심하며 혼란에 빠집니다. 이른바 신앙의 위기를 겪게 된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16,16)

이제 죽음을 당하실 것이나, 머지않아 부활하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이제는 눈에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부활하시어 하느님의 권능과 영광을 지니고 오시는 예수님을 다시 볼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마지막 때에 주어질 구원이 이미 실현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자들은 ‘다시 보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또한 유다인들은 현재의 사악한 시대와 다가올 하느님의 황금시대의 중간 시대를 ‘메시아의 진통’이라고 불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를 잘 알고 있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16,20) 그러나 그들은 이 말씀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계시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 두려움과 근심의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제자들은 그저 지상에서 함께 하며 메시아의 모습을 보여주셨던 예수님과의 이별로, 이제 고아처럼 남겨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유혹, 슬픔, 비탄, 고통 그리고 혼란에 빠집니다(16,4ㄴ-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으로 제자들이 겪게 될 상실감과 고통과 슬픔을 헤아리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곧 당신이 부활하여 오실 것이니, 신뢰를 잃지 말고 기다리라고 당부하시는 것입니다. 머지 않아 다시 오시어 고통스런 현실을 기쁨으로 바꿔주시리라는 희망을 주신 것이지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다보면 고통스럽고 곤경에 빠질 때, 오해받고 외면당할 때, 극도의 절망감을 느낄 때 어두운 터널마저 막힌 것처럼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 근심 걱정, 하느님도 예수님도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고, 신앙행위마저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요. 삶의 절벽에서 자신의 문제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보지도 믿지도 않는 신앙의 위기에 직면하곤 합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상의 논리와 방식에 젖어 살아가는 이들은 나의 그런 상황을 보고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가 바로 은총의 순간이요, 사랑이신 하느님을 더 깊이 만날 수 있는 계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세월이 한참 지나서야 ‘지나온 발자국마다 은총이었네!’라고 말하지 말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은총의 때요, 더 큰 기쁨을 기다리는 희망의 때인 까닭입니다.

그렇습니다! 유혹, 시련, 고통은 신앙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앙 체험의 터입니다. 따라서 주님을 믿는 우리는 근심을 기쁨으로 바꿔주시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믿고, 유혹, 고통, 슬픔이 현실로 존재하는 이 세상에서 희망을 지니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유혹, 고통, 시련을 포함한 삶 전부가 하느님 만남의 통로입니다. 고통의 저 밑바닥에서, 삶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지금 이미’ 내 안에 참 기쁨으로 와 계신 주님을 발견하는 오늘이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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