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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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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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7-13 ㅣ No.113190

바둑을 배울 때입니다. 바둑은 상대방보다 집을 많이 얻으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초반에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넓은 집을 얻을 수 있는 곳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둑 용어로는 포석이라고 합니다. 기량이 높은 사람은 몇 수만에 집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곳에 돌을 놓습니다. 반면에 기량이 높지 않은 사람은 상대방의 돌을 잡으면서 집을 넓히려고 합니다. 결국 상대방의 작은 집을 얻지만 전체 바둑에서는 이길 수 없게 됩니다.

 

학생들이 좋은 점수만 얻는 것이 목적이라면 꼭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검정고시라는 제도도 있고, 학원에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은 단지 점수만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같은 꿈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각종 봉사활동을 통해서 나눔의 의미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음악, 미술, 독서를 통해서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우는 것입니다. 높은 점수도 필요하지만, 결국 좋은 인격과 품성을 가진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마태 21,42)”라는 성서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요셉의 이야기를 통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형제들은 동생 요셉을 죽이려고 했고, 이집트로 가는 상인들에게 팔았습니다. 형제들은 요셉을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시련을 이겨내고, 이집트의 재상이 되었습니다. 오랜 기근에 형제들은 이집트로 곡식을 구하러 가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이집트의 재상이 된 요셉은 형제들에게 곡식을 마련해 줍니다. 그리고 오늘 들었던 것처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형님들은 나를 이곳에 팔아넘겼다고 해서 괴로워하지도, 자신에게 화를 내지도 마십시오. 우리 목숨을 살리려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던 요셉은 형제들을 용서하였고, 모든 것이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위한 것이었음을 믿었습니다.

 

시간이 순환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동양에서는 전화위복, 새옹지마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작은 것에 너무 슬퍼하거나, 화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보다 크신 사랑이 무엇인지를 받아들이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씨앗은 쪼개지는 고통을 겪어야만 새싹이 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기 위한 방법을 말씀하십니다.

첫째는 두려워하지 말하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지켜 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믿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라고 하십니다. 근심과 걱정은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그것이 건강의 적입니다.

둘째는 채우려고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다 채워 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질병들은 못 먹어서가 아닙니다. 어쩌면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생기는 병인 것 같습니다.

셋째는 세상과 타협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니고 실천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원하지만 세상에는 많은 유혹이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적당히 타협하려고 합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고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아무런 조건 없이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분들을 봅니다. 장기기증을 하는 분도 계시고, 출소자들을 위해 은행을 만들고 아무 조건 없이 대출을 해주는 기쁨과 희망은행도 있습니다. 한동안 무조건이란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이라는 가사가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복음을 전할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조건을 생각합니다. 내가 준만큼 받을 수 있는지 계산합니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지 계산을 합니다. 신앙인으로서 살아가면서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남들이 보면 어리석은 삶인 듯 보여도 거저 받은 것을 기쁘게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기도하신다면, 남을 위해서 봉사를 하신다면,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신다면, 성체를 모신다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신다면 우리는 모두 모퉁이의 머릿돌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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