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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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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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7-22 ㅣ No.113368

오늘은 막달레나 성녀의 축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막달레나에게 가장 먼저 나타나셨습니다. 이유는 오늘 우리가 복음에서 읽었던 것처럼 막달레나가 주님을 가장 애타게 찾았기 때문입니다. 그릇은 뒤집어 놓으면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습니다. 그릇은 바로 놓아야 빗물이 고일 수 있습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주시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으로 오고 싶어 하십니다. 그래서 묵시록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언제나 너의 집 앞에 있단다. 문을 열기만 하면 내가 너의 집으로 들어갈 것이다.’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은 예수님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이제 다시 물고기를 잡으러 가겠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모진 고난과 박해를 받고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막달레나는 마르타의 동생 마리아일 수도 있고,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여인일 수도 있고, 오랫동안 하혈을 하던 여인일 수도 있고, 일곱 마귀가 들렸던 여인일 수도 있고, 부정한 행위를 한 후에 잡혀 온 여인일 수도 있습니다. 성서가 전해주는 막달레나는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죄 중에 있었습니다. 고통 중에 있었습니다. 세상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막달레나는 지금 우리들 자신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들 역시 나약하고, 부족하고, 쉽게 넘어지고, 원망과 한이 있습니다. 그러나 막달레나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주님께 대한 갈망입니다. 그것은 주님께 대한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이 있었기에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다음 날 무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똑똑하고, 받은 것 많았던 제자들은 두려움에 숨어 지낼 때, 막달레나는 주님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능력과 재능은 부수적인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 열정이 중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리아를 부르셨습니다. 마리아는 자신을 부르시는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비로운 마음으로 마리아를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의 그 마음이 마리아에게 전해졌고, 마리아는 이제 절망을 버리고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쁜 소식을 다른 제자들에게도 전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연도를 할 때, 성인호칭기도를 합니다. 천상의 성인들의 도움으로 세상을 떠난 영혼이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제 세상을 떠나 낯선 곳으로 먼 여행을 떠나는 영혼에게 천상의 모든 성인들이 먼 여정의 길동무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분노, 미움, 멸시, 조롱, 저주의 마음으로 부르면 우리들 또한 그렇게 변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용서, 사랑, 자비, 이해의 마음으로 부르면 우리들 또한 그렇게 변화될 것입니다. 나는 내가 만나는 이웃들을 어떤 마음으로 부르고 있는지 생각했으면 합니다. 시인 김춘수는 이라는 시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사랑은 결심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을 찾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사랑을 가족들에게, 이웃들에게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들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아침 일찍 성당에 오셔서 기도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치 시메온과 안나처럼 언제나 삶의 중심은 하느님이신 분들입니다. 시메온과 안나가 주님을 뵙고 축복의 인사를 드렸던 것처럼 아침 일찍 성당에 오셔서 기도하시는 분들은 가장 먼저 주님을 만나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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