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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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3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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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11-20 ㅣ No.116293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기준에 따라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은 무엇일까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같은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크게 두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기도입니다. 아침기도, 저녁기도, 삼종기도, 묵주기도, 성경 묵상, 연도, 성체조배, 미사참례, 피정이 있습니다. 이런 기도가 생활이 되지 않으면, 이런 기도가 짐으로 느껴지면 참다운 신앙생활을 하기 어렵습니다. 영혼의 샘이 마르기 때문입니다. 방전된 스마트 폰과 같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께로 가는 내비게이션과 같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 우리의 영혼은 눈이 멀게 됩니다.

 

둘째는 실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실천 방안을 말씀하셨습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라고 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굶주리고, 헐벗고, 아픈 사람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벗이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까지 가주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실천 방안을 지키지 않으면 참다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기도와 실천이 부족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멀리하였고, 세상의 가치와 기준을 따랐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한국교회의 상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일미사 참례하는 사람이 27%가 되지 않습니다. 금식과 금육을 잘 지키기 않습니다. 가정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성당에서 청소년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세례는 받았지만 신앙인으로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기도와 실천을 함께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리고의 소경은 예수님께 간절히 청하였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앞서가던 사람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고 외쳤습니다. 그의 간절함을 예수님께서는 받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시 보아라.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소경은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소경은 기도했고, 실천했습니다. 그의 신분과 능력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도했고, 실천했기에 구원받았습니다.

 

예전에 엘리베이터의 게시판에서 읽은 글이 생각납니다. ‘눈이 오는 추운 겨울에는 소나무와 전나무가 더욱 푸르다.’ 모든 것이 푸르른 여름에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시련의 때, 고난의 때에는 유독 그 푸르름이 돋보이는 나무가 있는 것처럼 주변을 보면 그렇게 자신의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신앙인은 세상의 흐름에 따라서 흘러가는 삶은 사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줄 아는 용기와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흘러가는 삶은 살아지는 것이지 사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살아도 결국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주님은 소경의 간절함을 보시고, 보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보아야 하는 것들은 빠르고 편하고, 쉬운 길만은 아닐 것입니다. 비록 느리고, 힘들고 어렵다 할지라도, 주님과 함께 가는 길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살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굳이 당신의 힘과 능력을 내세우지 않으셨습니다. 당신께서 세우신 질서와 법에 따라야 한다고 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 선택과 결정을 전적으로 본인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이유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질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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