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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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1 화/ 기꺼운 봉헌을 통한 영원한 동행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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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11-20 ㅣ No.116313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 마태 12,46-50(17.11.21)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50)







 



기꺼운 봉헌을 통한 영원한 동행

오늘은 성모님께서 성령의 영감으로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구약시대에 이스라엘의 부모는 자식을 낳으면 아들은 40일 만에, 딸은 80일 만에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봉헌하는 의식을 가졌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부모도 아기 마리아를 안고 봉헌 예식을 가지셨습니다.

그러나 오늘 기념하는 성모 마리아 자헌은 부모에 의해 봉헌된 것과는 다른 봉헌입니다. 열심한 유대인들은, 남녀 구별 없이,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성전에서 살면서 봉사하는 생활을 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나자레오”라 불렀습니다. 부모가 어린아이를 성전에 데리고 가서 그렇게 살도록 봉헌하는 일도 있었지요.

이러한 봉헌된 삶은 부모가 자녀를 가지기 위해 서원을 한 경우, 또는 어려서부터 굳은 신앙을 자녀에게 심어주고, 하느님 공경을 몸소 익히며, 성전의 일을 돕는 삶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는 세 살 때에 자신의 원의로 스스로 성전 생활에 봉헌하셨다고 전해옵니다.

교회 전승에 따르면, 마리아는 부모님이 이미 봉헌한 약속에 따라, 세 살 때에 다른 소녀들과 함께 손에 등불을 들고 성전으로 인도됩니다. 마리아는 성전의 열다섯 층계를 올라가 대사제들이 일 년에 한 번 자리하는 지성소에 앉았다고 전해옵니다. 봉헌되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봉헌하신 것이지요.

우리도 스스로 자신을 봉헌하시어 하느님 가까이 머물며 하느님의 뜻을 기꺼이 실행한 성모 마리아의 삶을 본받아야겠습니다. 성모님은 어떻게 자신의 일생을 봉헌하셨을지 생각해봅니다. 그분은 말씀을 받아들이시고, 말씀을 되새기셨습니다. 그분의 봉헌의 뿌리와 힘은 하느님의 말씀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성모님은 말씀을 들으셨을 뿐 아니라 그 말씀에 철저히 그리고 헌신적으로 순종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봉헌의 삶은 말씀을 따르는 삶임을 보여주신 것이지요. 봉헌은 물질을 봉헌하는 것도, 일시적으로 흉내만 내는 것일 수 없습니다. 봉헌은 오직 하느님의 뜻만을 생각하고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진심어린 되돌림입니다.

성모님의 봉헌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동행’이었습니다. 성모님은 ‘임마누엘’이신 주님을 품고 그분과 함께 일생을 사셨습니다. 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구원의 순례에 늘 함께하셨습니다. 임마누엘이신 주님을 품은 임마누엘의 어머니로서 ‘영원의 봉헌’을 하신 것이지요.

오늘도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신 성모님을 본받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12,50) 주님의 참 형제 자매들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떠밀려 내놓은 삶이 아니라 기꺼이 주님께 내 삶을 되돌려드리는 참 봉헌의 날이길 기도합니다. 아프고 힘들고, 불의와 차별과 배척으로 고통받는 이들 곁으로 다가가 ‘영원한 동행’을 이어가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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