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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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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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4-21 ㅣ No.119889

우리는 미사 중에 우리의 잘못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루가복음 15장의 돌아온 아들에서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아들은 잘못을 하였고, 아버지의 곁을 떠났지만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아들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매번 미사를 봉헌하면서 내 탓이오.’라고 가슴을 치게 됩니다. 어떻게 매일 가슴을 치면서 미사를 봉헌하게 될까요? 매일 미사를 드리는 수도자, 사제, 신자들에게는 죄책감을 갖게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내 탓이오.’라고 하면서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죄의 연대성입니다. 우리가 직접 죄를 짓지는 않을지라도 우리의 무관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적인 교만함으로 아버지께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별적인 죄는 드러나겠지만, 인류라는 이름으로 지은 죄가 있습니다. 생태계의 파괴, 대기 오염, 지구 온난화는 우리들 모두의 연대된 죄입니다. 전쟁, 가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무관심도 우리의 죄라고 하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신앙의 연대가 있습니다. 우리는 고백의 기도에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러므로 간절히 바라오니 성모 마리아와 모든 천사와 성인과 형제들은 저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 주소서.” 아버지가 돌아온 아들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기다려 주셨듯이, 우리들의 부족함을 위해서 많은 성인, 성녀들께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고백의 기도가 끝나면 자비송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소경의 모습에서 볼 수 있습니다. 소경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태 20,30) 우리가 자비송을 할 때 소경과 같은 간절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백인대장의 이야기에서도 자비송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한 말씀만 하십시오. 저의 종이 곧 나을 것입니다.”(루가 7,1-10) 우리는 자비송을 할 때 그와 같은 확신과 믿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동창 신부님 중에는 상설고해 사제를 신청한 친구가 있습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싶다고 합니다. 본당 신부를 해 보았기 때문에 후배들을 위해서 자리를 양보하고 싶다고 합니다. 17년을 보좌신부로 있어야 하는 후배들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내린 결정입니다. 이 또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주님을 떠나지 않으려는 결정인 것 같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10년 훌쩍 넘기며 도시빈민 사목을 하는 동창들이 있습니다. 사제가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해 준 것이, 가장 아픈 이들에게 해 준 것이, 가장 헐벗은 이들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입니다.’ 때로 힘들고, 때로 외롭고, 때로 거친 삶을 살아가는 동창들 역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주님을 떠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몸은 교계제도에 있지만 마음은 세상의 것들을 따르려 한다면 이미 주님을 떠나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양분을 찾는 뿌리의 삶을 외면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꽃의 삶을 추구한다면 역시 주님을 떠나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곁을 떠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말씀을 주시는데 우리가 주님을 어떻게 떠나겠습니까?” 예수님께 베드로 사도는 열린 마음으로 강의를 들었던 눈빛이 살아있는 제자였던 것 같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충실히 따랐던 베드로는, 비록 주님을 배반하고 무서워 떨었지만, 다시금 주님의 사랑을 받았던 베드로 사도는 오늘 제1독서에서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을 훌륭하게 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을 치유하고, 죽은 사람까지 살려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 사도는 그 모든 영광을 예수님께 돌립니다.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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