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부활 제4주일은 성소 주일이다. 하느님의 부르심인 성소(聖召)에는 몇 가지가 있다. 교회는 이 모두를 존중하는 가운데, 오늘 만큼은 사제, 수도자, 선교사 성소의 증진을 위한 날이다. 성소 주일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진행되던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이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는 예수님 가르침에 따라 정했다. 이날은 모든 믿는 이에게 성소 계발과 육성의 일에 꾸준한 ‘기도와 여러 활동’으로 협력해야 할 의무를 가져야 한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 그러나 지금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의 양 떼가 된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리고는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아무도 나의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기에.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 (요한10,14-18 참조).

“나는 착한 목자다.”라는 예수님 말씀은 그 약속이 성취되었다는 거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착한 목자가 되어 주신 것이다. 목자가 되려고 한다면 반드시 착한 목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이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삶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게다. 따뜻한 양털 덮고 세상과 똑같이 살아간다면 성소가 아닌 하나의 직업일 뿐이리라. 착한 목자가 되려면, 먼저 침묵과 인내 가운데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성소는 하느님의 거룩함에 이끌려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봉헌하는 삶을 뜻한다. 우리는 저마다 혼인성사를 통해 가정에 봉사하는 가정 성소와, 수도서원을 통해 복음 삼덕을 실천하는 수도 성소, 그리고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직무 사제직에 동참하는 거룩한 사제성소에 부름을 받았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양들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잃은 양을 찾아 나서시며, 목숨을 바쳐 양 떼를 지키며 보여 주신 목자의 삶은 ’저마다 부여받은 성소‘에서 실제로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오늘은 교회를 위하여 봉헌생활과 사제직에 자신을 바치는 수도자, 신학생, 성직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다. 물질적 유혹이 거세지고 영적 가치들이 사라지는 이 시대에,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그리스도 예수님 이름을 증언하는 수도자, 신학생, 성직자들이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며 살아가는 소중한 소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자. 그리하여 세상에서는 그들이 더없는 기쁨과 위안을 얻고 천국에서는 찬란히 빛나는 영광을 누리게 기도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