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영성적 메타인지

스크랩 인쇄

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8-09-17 ㅣ No.123535

 

 

 

 

2018년 나해 연중 제24주간 화요일

 

 

<영성적 메타인지>

 

 


       복음:루카 7,11-17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아이큐(IQ)가 좋아야 공부를 잘한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공부를 잘하기 위해 가장 향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믿어지는 대상은 메타인지입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1970년대 심리학자 존 플라벨(U. H. Flavell)이 정의한 개념입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를 아는 능력이 성적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몰랐던 것이 이것이었습니다. 저는 수학 문제집을 다 풀고 외울 줄 알면 성적이 잘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잘 나왔지만 응용된 문제가 나오자 하나도 풀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1년 반을 교과서를 안 보고 문제만 풀었던 것이 아주 안 좋은 결과를 냈습니다. 제가 모르는 것은 수학의 원리였는데 원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은 외면한 채 문제풀이 능력만 향상시켰기에 학력고사 시험을 망치게 되었습니다.

 

메타인지 능력이 좋은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구별하여, 아는 것은 발전시키고 모르는 것은 보완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합니다. 아는 것만을 더 잘 하기 위해 노력하다가는 모르는 것을 아주 모르게 되는 구멍이 뚫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나를 아는 것이 나를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자신을 아는 메타인지 능력은 비단 공부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에서도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고해성사를 보시는 많은 분들이 용서하기 매우 어려운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피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견디는 게 좋은지에 대해 물어보십니다. 그걸 사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하시니까 끝까지 견디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다가는 견딜 수 없게 돼 병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다가는 자신의 관계 맺는 능력을 향상시킬 기회를 전혀 잡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견디기 힘든 사람을 견뎌야 하는지 피해야 하는지는 본인이 결정해야합니다. 본인이 견딜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견디는 게 좋고 아직은 그럴 힘이 없다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그럴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본인만 아는 것입니다. 본인의 능력에 따라 대처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나인의 과부는 진정 자신의 능력을 잘 아는 여인이었습니다. 복음만 읽어보면 마치 예수님께서 과부와 그 죽은 아들이 불쌍해서 과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를 살려주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왜 불쌍하게 죽는 이들은 모두 살려주시지 않으실까요? 예수님은 여인의 믿음도 보신 것입니다. 믿음이 없으면 어디에서도 기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받을 마음이 없는데 선물을 주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들은 이미 죽었으니 아들의 믿음이 아니라 어머니의 믿음을 보신 것이 확실합니다. 오늘 복음에 어머니의 믿음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 같지만 예수님의 이 말에 어머니의 큰 믿음이 들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그러자 죽은 이가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

 

돌려주셨다.”는 말 안에는 어머니가 예수님께 먼저 맡겨 드렸다.”는 말이 전제됩니다. 맡겨 드렸다는 말은 어머니의 능력으로는 안 되기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나인의 과부는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은 맡길 줄 압니다.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어서 하느님께 맡기는 것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영성에서 가장 중요한 메타인지 능력은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이 능력이 있어야 더 믿게 됩니다. 자신의 능력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만 믿습니다.

 

 

나의 무력함을 알아야 주님을 더 믿고 의탁하게 됩니다. 나의 능력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주님의 능력을 온전하게 신뢰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가 부모에게 하는 것처럼 자신의 힘으로 하려하지 말고 온전히 주님께 맡겨드립시다.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부모님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어린이와 같은 마음이 영성적으로는 가장 높은 메타인지 능력을 가진 신앙인입니다. 나인의 과부처럼 내 힘으로 안 되는 것을 맡겨드립시다. 그리고 그분께서 무엇으로 돌려주시는 지만을 기대합시다.

 

 

 

 

♦18일(화)~20일(목)까지 사제연수 들어갑니다.돌아와서 뵙겠습니다.^^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459 5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