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성체가 예수님이라는 확신을 가진 체험입니다.

스크랩 인쇄

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19-05-16 ㅣ No.129731

 

 

성체가 예수님이라는 사실은 이미 누구나 예비자 교리 때 배우고 또 영세를 받고 난 후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게 보편적인 일일 겁니다. 영세를 201111월에 받고 난 후 2012년 초부터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원이 된 후에 3년 전에 잠시 약 2개월 정도는 어머니 간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배를 쉬고 지금까지 조배 회원으로서 조배를 계속해왔습니다.

 

제가 조배하는 시간은 수요일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제가 마지막입니다. 혼자서 지금까지 그 시간에 조배실을 지켰습니다. 어쩌다가는 순간 이런 분심이 든 적도 있었습니다. 성체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만약에 저 성광 안에 존재하는 성체가 예수님이 아니고 그냥 밀떡이라면 지금 난 그냥 매주 한 시간씩 떡 앞에 와서 떡을 바라보며 한 시간을 지내는 건 아닌가 하는 이런 이상한 생각이 든 적도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그런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게 됩니다. 의심을 해서가 아니라 정말 예수님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예수님을 사랑하려고 하는데 이게 그냥 아무것도 아니면 정말 너무나도 허무할 것 같으니 그런 일은 없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에 그런 분심이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58일이 어버이 날입니다. 그리고 수요일이라서 조배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날은 어버이 날을 맞이해서 부모님 산소를 다녀왔습니다. 또 그곳은 제가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산소에서 초를 켜고 기도를 하는데 자꾸 바람이 불어 꺼지는 바람에 기도를 다 한 후에 차를 타고 오면서 교구청 바오로 서원에 전화를 걸어 초 바람막이가 있는지 해서 여쭤보니 있다고 해서 교구청으로 가서 바람막이를 구입하고 나왔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교구청에 도착한 시간이 거의 5시 반쯤 되었을 겁니다. 구매하고 나오면서 신부님 한 분이 나오셨습니다. 마산교구 백남해 신부님이십니다. 순간 신부님 영명이 생각이 나지 않네요. 인사는 못 드렸습니다. 차에 타고 있었고 타이밍이 맞지 않았습니다. 우리 본당에도 어쩌다가 한 번씩 강론을 하러 오십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자리를 비우실 때 오시곤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일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밤에 성체조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제가 고해성사를 봐야 될 게 있었습니다. 세상적으로는 아무런 죄도 아닌데 하느님의 자녀라는 이름에서는 죄가 돼서 또 그건 성사를 봐야 하는 죄라서 그렇다면 대죄이겠죠.

 

그런 상태에서는 조배를 하면서 그것도 더군다나 혼자서 하는 상황이라 대죄가 있는 상황에서는 조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조배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도저히 대죄가 있는 상황에서는 예수님을 뵐 면목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조배를 시작하고 공식적으로 딱 한 번 실수로 순간 잊어버리고 조배를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녁에 기억하고 있었는데 강의를 마치고 그냥 잠시 쉰다는 게 그만 조배가는 걸 잊어버렸습니다. 작년에 한 번 그러고는 지금까지 7년 정도 하면서 그때 실수로 한 번 빠진 거 외에는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빠질 상황이 아닙니다. 근데 저희 본당은 보좌 신부님이 안 계셔서 저녁 미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웃 본당에 갔는데 순간 제가 주보에 나온 광고를 잊어버렸습니다. 바로 사제 피정이 있는 기간이라 마산교구에 계신 신부님들께서 피정에 들어가신 겁니다. 순간 입이 빠짝 마르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성사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9시에 고등학생 하나 강의가 있고 강의 끝나고 바로 성당을 가야 하는데 정말 난감했습니다. 고민을 했습니다. 성사를 어떻게 볼 방법을 말입니다. 알고 지내는 은퇴하신 몬시뇰님께 전화를 할까? 아니면 마산 근교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녀원에 갈까? 또 가르멜 수도원을 갈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수녀원에 전화를 해서 알아보니 요즘은 수녀원에서는 수녀님들만 성사를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차 말머리를 다시 가르멜 수도원 쪽으로 가야 될 것 같았습니다.

 

사실 마산 가톨릭 교육관에 피정하신 신부님들께 가려고도 생각을 했지만 그것도 민폐인 것 같아 최종적으로 가르멜 수도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수도원에 도착할 시간이면 그 시간은 수사님들께서 저녁기도하시는 시간이고 거의 끝날 시간입니다.

 

수도원에 내려서 기도 중간에 들어갈 수가 없기에 묵상기도가 끝나고 잠시 성무일도 하는 시간에 딱 맞추어서 들어가야 수사님께 피해를 드리지 않습니다. 들어가서 성무일도를 하고 모든 기도를 마치고 난 후에 신부님 두 분이 계셨고 한 분 신부님께 부탁드렸습니다. 다 아는 신부님이십니다.

 

사실 바로 신부님들께서 저녁시간으로 이어져서 저는 죄송한 마음에 그래도 젊은 신부님께 부탁을 하려고 했는데 작년에 안식년 하신 신부님이 저에게 오셔서 악수를 청하셔서 어쩔 수 없이 이 신부님께 성사를 보려고 왔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 신부님, 사실 성사는 내일 새벽미사 후에라도 하면 되는데 오늘 밤에 제가 조배를 해야 하는데 마침 지금 교구 신부님들께서 교육관에 사제피정이 있어 다들 그곳에 계셔서 어쩔 수 없이 죄송함을 무릅쓰고 이 시간에 성사를 부탁드리려고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신부님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 흔쾌히 성사를 주시겠다고 하셔서 성사를 본 후에 감사함의 인사를 전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시간에 맞추어 강의를 하러 곧장 제가 일하는 곳으로 와서 강의를 하고 조배를 하러 성당에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오늘 교구청에서 뵌 백남해 신부님은 어떻게 피정 가시지 않았지 하며 이걸 일찍 알았더라면 그때 신부님께 부탁드릴 수 있었는데 하며 마음속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 수도원으로 갈 생각이었더라면 일찍 바로 고향에서 올 때 수도원으로 갔으면 좀 편했을 겁니다. 일이 이렇게 될지를 몰랐습니다. 수도원은 제 고향에서 올 때 마산으로 진입하기 전에 있어서 그랬더라면 훨씬 편했을 겁니다. 다시 수도원을 교구청에서 가려면 18km 정도 될 겁니다. 거의 왕복으로 성사를 보기 위해 36km를 운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날 어머니 산소에 갔다가 오너라고 운전도 170km 정도 한데다가 마산에 도착해서 성사를 봐야 되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온통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마음과 육신이 너무 지쳤습니다. 저녁에는 학생 수업도 하고 갔으니 정말 그냥 마음이 파김치가 됐습니다. 제 시간이 되어 성체 앞에 앉았습니다. 먼저 성체께 처음에는 큰절을 하는 건 다들 아시죠. 그렇게 한 후에 시작기도를 한 후에 성체를 바라보며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마음속으로 말입니다. “오늘 엄마 산소 갔다왔습니다. 엄마 산소에서 하는 기도는 제가 설령 죄가 있어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근데 예수님은 제가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정말 우여곡절 끝에 성사를 봤기에 예수님 성체를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하고 마음속으로 예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러고 난 후에 제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묵상이 됐습니다. 제 눈 앞에 보이는 성광 안에 계신 예수님이 물론 예수님이라는 걸 머리로 이해하고 알고 있고 또 믿음으로 알고는 있지만 사실 그건 조금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얼마나 정확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믿음의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냥 단순히 그렇게 믿고 있다고 믿을 뿐입니다. 근데 오늘 확실히 성광 안에 계신 성체가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이것입니다. 만약 성체가 예수님이라는 사실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면 구태여 그날처럼 그렇게 힘들게 성사를 보려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저도 모르게 제 마음속에는 제가 의식은 하지 못하지만 성체가 예수님이고 또 예수님께서는 바로 근본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예수님과 하느님은 근본 속성은 같은 분이시지만 왠지 예수님이라는 이름은 좀 자비가 있을 것 같고, 하느님은 왠지 심판자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지라 아무튼 죄가 있는 상태에서는 하느님을 뵌다는 건 두렵기 때문에 저도 모르는 제 맘속 언저리에는 이런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그 경험이 저로 하여금 분명 성체가 예수님이라는 생각을 견고하게 하고 확실하게 체험을 한 하루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것을 어쩌면 예수님께서 그런 생각이 날 수 있도록 그날 그런 환경을 만들어서 저에게 성체신심을 가지도록 해 주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한번 해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사실 결론은 간단한데 그냥 결론만 이야기하면 아무런 감응이 오지 않으실 것 같아 그날 있었던 전체 과정을 말씀드려야 제가 그날 느낀 그 감정을 조금이라고 이해하시고 공감하실 것 같아 미주알고주알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상으로 제가 생각하기에 성체가 예수님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체험과 심리 상태를 솔직하게 거짓 없이 진솔하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부족하지만 제 체험이 또 하나의 간접체험이 되어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성체를 공경하는 성체신심이 조금이라도 좀 더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633 1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