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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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십자가 없는 사람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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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19-06-04 ㅣ No.130193

 

 

사람에게는 알 수 없는 십자가, 이해할 수 없는 십자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남모르는 십자가를 지고 가며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가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십자가입니다.

 

단지 그게 십자가의 무게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사람에게는 이런 본성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있는 남모르는 아픔을 가슴에 안고 이 세상 누구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가슴 아픈 사연 말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이 주변에 있어도 그분들이 그런 사연을 드러내지 않으면 잘 모릅니다.

 

어쩌면 우린 이런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공동체를 이루어서 하느님을 의지하며 또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교제하며 이 험난한 세상을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며 힘을 내서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창하게 심리학을 언급하지 않아도 사람은 세월이 흐르면서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외로움이라고 합니다. 또 이런 외로움이 정서적으로는 치매로 발전될 수도 있는 환경이라고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봐온 세상에 나와 있는 치매에 관련된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신앙과 결부해서 최근에 나름대로 한번 정리를 해봤습니다. 치매는 의학적으로 봤을 때는 인간에게 나타날 수 있는 자연적인 현상인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어머니 관련해서 병원과 접해 있는 동안 접한 소식을 하나 전해드리자면 많은 사람들이 요즘에 가장 걱정하는 병이 암일 것 같았는데요 사실 사람들이 암보다도 더 걱정하는 게 치매였습니다.

 

암은 자기 혼자만 고생하면 되는 병일 수도 있지만요 물론 이 병으로 인해 간접적으로 가족들에게도 힘든 부분이 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봤을 때 치매와 견주어 보면 정말 그나마 괜찮다고 합니다. 암의 고통을 말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 같습니다. 어느 누가 치매에 걸리고 싶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저는 사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어리석었습니다. 제가 우연히 성당에 어떤 자매님께서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치매에 걸린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경우를 보고 이것도 일반 병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처음에는 이분이 치매에 걸린 줄 몰랐습니다. 초기에도 계속 성당에 나왔으니깐요? 그리고 이분 자매님은 제가 요즘에는 제 본당 주보에 글을 게제하지 않지만 제가 본당 주보에 글을 게제하면 제 글을 아주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저를 평소에 좋아해주셨습니다. 그러다 제가 어머니 간호 관계로 간간이 성당에서 간단하게 인사만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평일 오전 미사 때도 나오시고 하시기 때문에 저는 전혀 치매에 걸린 줄 몰랐습니다. 어느 날 하루는 좀 이상했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보통 저희 본당에는 장례미사를 치르면 상 때 연도랑 기도를 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로 본당 식당에서 운영하는 식비의 일부를 빨랑카하는 관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빨랑카를 하고 그날 식당에서 마침 이 자매님과 마주앉아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 그때도 이분이 치매에 걸린 상태라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보통 때면 인사도 하고 이런저런 말도 하실 텐데 좀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대하는 표정이 전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저는 식사를 하면서도 제가 혹시 자매님을 서운하게 해드린 게 있는지 마음속으로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깐요. 아무튼 이렇게 생각을 하다가 어느 날 본당에서 어떤 자매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사연을 이야기를 하니 하시는 말씀이 베드로야, 너 몰랐니. 그 자매님 지금 치매가 있단다라고 하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제서야 제가 그때 식사 자리에서 왜 그런 반응을 하였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이런 사실을 몰랐더라면 마음속에서 사실 이분을 만약 뵙는 날이면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저를 대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제 맘이 사실 무척이나 불편했을 겁니다. 근데 그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왠지 안쓰러웠습니다.

 

제가 영세받기 오래 전에 벌써 그 자매님 형제님이 본당 회장도 역임하셨다고 하시고 또 본당에서 전에 보니 성모회에서 활동도 많이 하신 분이시고 정말 저를 아껴주시고 하신 분이라 개인적으로는 참 안 되었습니다. 본당에서는 증세가 좀 심해지니 말 못할 고민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교우 분들이 건의를 해서 성당에 나오시지 못하게 하셨나봅니다. 그래서 지금은 나오시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저도 이것저것 어찌하다 보니 이 자매님을 한 번이라도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조만간에 한번 주위 분에게 여쭤봐서 댁에 찾아뵈러 가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분을 가끔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언젠가 선종하셔서 장례미사 때 본당에 그때나 오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그래서 그날이 되기 전에 찾아뵙고 싶습니다. 사람이라는 게 친구 사이에도 옛 정을 생각하기도 하는데 저에 대해 정도 많이 주신 분이라서 그렇습니다. 참으로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런 건 정말 신앙생활과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오는 불가항력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비건한 예를 든 이유가 있습니다. 신앙인이나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나 치매는 좋지 않은 병입니다. 한 인간으로 봤을 때 나름 한평생 하느님을 바라보며 신앙생활을 하시다가 노년에 생각지도 못한 질병으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그런 질환에 걸린 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제가 서두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이런 질환은 어쩔 수 없이 오는 불가항력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이 대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나름 정신적인 측면에서 예방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한번 고민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서적이나 신경정신 학문에 관한 책을 읽어봤을 때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저는 정신과 의사로 유명한 이시형 박사님 그분 책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분의 책은 의학적인 측면에서만 언급하시지만 저는 신앙을 하는 사람이라 그분의 자료를 바탕으로 신앙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걸 하나 나름 발견했습니다.

 

치매가 오는 것이 신체적인 노화 현상이기는 하지만 정신적인 원인도 있습니다. 모든 환자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세상적인 학문을 바탕으로 제가 봤을 때 바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외로움입니다. 우리가 외로움이라고 하면 그냥 단순히 누구나가 인식하고 있는 외로움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물론 그런 외로움도 맞습니다. 이런 외로움은 누구나가 가지는, 인간이라면 당연한 심리적인 외로움입니다.

 

우린 이런 외로움을 잘 이기는 사람이 있고 또 이런 외로움을 잘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외로움을 잘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치매가 발병하는 확률이 많습니다. 이건 분명 육체적인 원인에 앞서서 정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입니다. 여러 가지를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너무 내용이 심각한 것 같아 그건 배제를 하겠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렇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가 남모른 아픔, 남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자기만의 가슴 아픈 사정이 다 있을 겁니다. 이런 게 있다고 하더라도 설령 남에게 밝히지 못하는 사정이 있어도 그걸 가슴에 품고 끙끙대지 않고 마음을 넓게 가지고 이런 걸 신앙으로 승화시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이런 걸 하나의 정신적인 고통으로 생각을 할 수가 있지만 우리 신앙인에게는 말은 쉽지만 이걸 또 다른 하나의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십자가라고 생각하고 또 나만 이런 십자가가 있는 게 아니라 그걸 표현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누구나가 다 이런 십자가를 지니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나에게만 이런 십자가를 지고 간다고 인식을 하면 남과 비교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또 어쩌면 이런 상대적인 박탈감이 더 자신의 심리 상태를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 건강에 더더욱 해를 끼치는 요인이 될 수가 있어 치매 발병의 환경을 스스로가 자초하는 결과를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치매를 물론 이런 몇 가지 일로 단정을 할 수 없지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하나의 진리는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추상적인 말인 것 같지만 바로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면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아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육체적인 원인과 정신적인 원인 둘 다가 복합적인 원인이 된다면 육체적인 원인에서 오는 한계는 어쩔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얼마든지 뇌를 건강하게 만들 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지만 그건 어떻게 잘못 생각하면 오해의 소지가 될 수도 있어서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지어야겠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누구에게나 말 못할 사정을 안고 살아간다는 걸 알고 자신만이 그런 힘든 일이 있지만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린 그런 고통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게 바로 그게 자신이 짊어져야 하고 이 세상에서 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한다면 한결 마음이 홀가분하고 다소 심리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원래 제가 뭔가 생각한 단상이 있었는데 사실 방향이 조금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원래 제가 쓰고자 한 내용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사람은 다 남모른 아픔이 이처럼 있기 때문에 또 누구나 다 그런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서로 위로하고 또 그런 아픔을 지니고 있어서 이런 사실을 안다고 하면은 좀 더 남에 대해 좀 더 배려를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육체적으로 오는 한계는 어쩔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정신적으로는 어쩌면 그런 외로움과 고독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하느님과 예수님과의 영적인 교제를 통해 채운다면 그런 외로움이 또 다른 축복이 될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래 한방에서 사용하는 부자라는 약은 옛날에는 사약으로 사용한 독약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이 약도 처방을 잘하면 사람들 살리는 명약도 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독 같은 일도 잘 다스리기만 하면 자신의 영혼을 아주 건강하게 하는 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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