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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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믿음으로 다가가기만 하면 / 연중 제 13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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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9-07-02 ㅣ No.13077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때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하였다. 그러자 그분은 왜 겁을 내느냐? 믿음이 약한 자들아!”하고 준엄하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시니 모두가 아주 고요해졌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놀라워하며 말하였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이렇게 당장 복종하는가?”(마태 8,24-27 참조)’

 

그렇다. 제자들은 풍랑이 두려웠을 것이다. 비록 그 숱한 세월에 호수에서 고기잡이하던 그들인데도. 그러기에 예사 풍랑이 아님도 직감한다. ‘저 정도라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라며 공포와 초조에 쌓였을 게다. 그런데 스승님께서는 곤히 주무신다. 누군가 참지 못하고 예수님을 뒤흔든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진심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라앉는다고 판단했다. 허나 그것은 그들만의 생각이다. 바람을 다스리는 분임을 잊은 거다.

 

모든 것의 주관자이심을 생각도 못했으리라. 모르기에 두려워했고 모르기에 믿음을 갖지 못했다. 그저 호들갑만 떨면서 안절부절 이다. 그 정도 오랜 기간 함께 한 사이라며, 어느 안전이라고 큰마음으로 시치미를 뚝 가질만한데도 말이다. 풍랑 속에서 겁을 먹고 헤매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통하여 평화를 찾는다. 그렇다. 교회를 좌지우지 하시는 분은 바로 우리가 그토록 믿는 예수님이시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주관하시는 분 또한 그분이심이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당신 뜻으로 이루어 주십사고 기도하면서 매달려야만 한다. 이렇게 배가 뒤집히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두려워 호들갑을 떨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가끔은 비춰진다. 풍랑이나 지진은 위기를 뜻하지만, 가끔은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표징으로도 등장할 게다. 제자들이 풍랑을 만났다는 것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권능을 지닌 불길한 소굴로 여겨진 바다의 풍랑 속에 우왕좌왕만하는 우리지만 예수님은 반대로 배 안에서 태평하게 주무신다.

 

이렇게 우리는 자주 그분께서 침묵 중에 계신다고 여길 때가 많다. 왜냐면 자신이 바라는 그 바람대로 따라 주지 않으니까. 이런 우리에게 그분께서는 분명히 이르신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사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구원해 주신다. 다만, 우리 뜻이 아닌, 당신 뜻에 따라 구원하시기에, 단지 그분의 해결 방식이 우리 마음에 쑥 들지 않을 따름일 뿐이다.

 

아무리 사회가 혼란스럽고 흔들려도 말씀과 행동에 권위를 갖고 중심을 잡아 주는 지도자가 있으면 안심일 게다. 또한 교리를 왜곡하고 교회를 비난하는 이들이 늘어도 권위로 버텨주시는 교회의 어른들이 계시면 두렵지 않으리라. 어디를 가도 믿음을 지켜 나갈 참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예수님이 다녀가신 후, 그간 교회는 많은 위기를 이기고 본연의 모습을 지금껏 지켜 오고 있다.

 

이는 주님께서 몸소 교회의 선장으로 우리를 늘 보살피시기 때문일 게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그 예수님은 갈릴래아 호수의 그 모진 풍랑을 제자들 앞에서 한 마디 말로 잠재우셨다. 풍랑을 잠재우시는 그분 손길을 가만히 그려 보며, 좁은 안목으로 바장이면서 잠시도 머뭇거리지 못하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자. 그분만을 향해 진정한 믿음으로 다가가면 자나 깨나 그 어떤 풍랑을 이는 바람도 당장 잠자리라. 넉넉한 마음으로 그분만을 바라보며 늘 감사드리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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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겁,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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