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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에도 오직 단 하나 희망의 끈만은 /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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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9-07-20 ㅣ No.131227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 그는 백인 정권의 인종 차별에 의연히 맞서 반역죄로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고 27년간 옥살이를 했다. 그에게는 최악의 정치범이라는 죄명이 주어져 면회는 6개월에 단 한 번만 허용되었고 편지도 아주 엄격히 제한되었다. 바깥세상과 철저하게 단절되어 어둠과 고독 속에서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무력감을 다 견디었다.

 

그는 이러한 상상할 수도 없는 지옥과 같은 상황에서도 할아버지가 손자의 이름을 지어 주는 남아공의 오랜 관습에 따라 딸이 낳은 손자의 이름을 희망이라고 지었다나. 절망스러운 자신의 삶 속에서도 이렇게 그는 결코 마지막 보루인 그 끈만은 놓지 않았던 게다. 결국 일흔이 넘은 백발에 석방되었고, 그가 꿈꾸던 흑백 화합의 꿈을 안고는 남아공의 대통령이 되셨다.

 

보아라, 내가 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그는 승리로 이끌 때까지 갈대를 꺾지 않고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마태 12,18-21 참조) 하느님의 공정과 정의, 곧 하느님의 의로움이란 하느님께서 당신 약속을 지키시는 것이리라. 그분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드디어 당신 백성을 찾아오시어 그들에게 영원한 나라, 곧 젖과 꿀이 당신 나라를 선사하신다.

 

이렇게 주님의 종으로 오신 예수님은 버림받은 이들을 안아 주시고, 아픔을 안은 이들의 상처를 꼭 싸매 주셨다. 또한 용기를 잃은 이들을 일으키시며, 죄인들을 사랑으로 맞아 주시어 그들이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하셨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면 다른 이들이 은연중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예수님은 그 반대이셨다. 그분은 약하고 병든 이들을 고치시면서도 자신만은 끝내 숨기기를 바라셨다. 그렇게 아무에게도 다투지도 소리치지도 않았기에, 아무도 그를 몰랐단다.

 

우리는 가끔 신앙 안에서 기적을 바란다. 기적은 하느님의 은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기에. 예수님 시대에는 기적을 체험할 기회가 많았는데, 오늘날에도 그때처럼 기적이 많다면 하느님을 훨씬 더 잘 믿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부러진 갈대도 꺾지 않으시고 연기 나는 심지도 끄지 않으시며, 가난하고 병든 이들께는 희망이 되셨다.

 

모름지기 선한 이는 선한 것을 발견하고, 그렇지 못한 이는 선한 것에서도 불편함을 느낄게다. 우리 신앙도 자신의 이러한 마음가짐에서 출발한다. 내가 좀 더 확고한 마음으로, 좀 더 정성스러운 기도로, 좀 더 희생하는 봉사의 자세로 나의 신앙을 이끌면, 하느님의 원대한 은총은 그에 적절히 어울리게 저절로 주어지리라. 그러기에 우리의 참된 구원을 위해 희생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하는 미사역시, 우리는 습관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는지를 되돌아보자.


주님은 언제 어디서나 바람에 날리는 갈대마냥 사는 우리 아픔을 동여매 주신다. 깜박이는 등불처럼 가없이 사는 우리에게 빛 밝히는 등경의 기름을 가득 채워 주신다. 우리는 포기할지언정 그분은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 가끔 우리가 정처 없는 삶을 살지라도, 그분은 희망을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희망만은 두시기에, 우리도 시선을 그분께만 두어야 할게다. 우리의 마지막 눈물을 닦아 주실 분이시기에. 그분 말고는 어디에다 희망의 그 끈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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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종,사랑하는 아들,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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