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7월 13일, 파티마에 세 번째로 발현하신 성모님은 세 어린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로사리오 기도를 바칠 때에, 한 단을 끝낼 때마다 이렇게 기도하여라. 오, 나의 예수여,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며 우리를 지옥불에서 구하시고 모든 영혼들을 하늘 나라로 인도하소서. 특히 당신의 자비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영혼을 인도하소서.”
   이 기도는 동시에 파티마의 기쁜소식 전체를 간단하게 요약해놓은 것이기도 하다. 이 기도는 모든 인간과 세계 전체를 구원하려는 그리스도인의 초개인적인 구원에 대한 염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염려는 파티마의 기쁜소식 전체의 특성을 이루고 있다.

오, 나의 예수여
예수님께 이렇게 말을 거는 것은 이 기도를 구세주이신 예수님께 대한 기도가 되게 해준다. 로사리오 기도 전체는 그리스도를 목적으로 삼고 있으며 또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다. 한 마디로 로사리오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 마리아께서는 아드님을 위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이름을 우리가 믿음을 다해서 부르도록 가르쳐 주신다. 여기서는 마리아가 구원을 가져다 주는 분으로서 또 예언자로서 말씀하고 계시는데, 20세기에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잊어버리거나, 예수님을 알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보시지 않았던가? 마리아는 “나는 구세주를 필요로하지 않는다. 내 안에는 구원받아야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고 말하는 사람들의 눈이 멀었다는 것을 또한 알고 계신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며
파티마 기도가 첫 번째로 부탁하고 있는 것은 보속이다. 이 보속은 우리들로 하여금 언제나 거듭해서 내적인 회개를 필요로하고 있는 우리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동시에 이 첫 번째의 부탁은 모든 인간들의 죄를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이 기도는 일종의 ‘죄의 기도’이기도 하다. 이 기도를 하는 사람은 세상의 죄를 보속하는데 참여한다. 여기서 다시 “예수님은 죄를 없애시는 분이요 세상을 화해시켜 주시는 분이다” 고 한 파티마의 기쁜소식의 핵심이 드러난다. 예수님은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다.” 마리아는 우리들에게 예수님께 의탁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마리아는 여기서 구원을 가져다 주는 분으로서, 예언자로서 또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예수님의 십자가상에서의 죽음을 함께 체험하셨고, 아니 완성하셨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마리아는 이러한 부탁으로 우리가 기도하고 죄인들을 구원하는데 동참하라고 가르치신다.

우리를 지옥불에서 구하소서
마리아는 당신 아들의 복음 이외의 다른 복음을 가지고 오지는 않으신다.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 인간들이 하느님을 위해 창조되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인간은 자유의지로써 하느님과 하느님의 사랑에 반대할 수 있다고도 말씀하신다. 하느님은 그 어떤 사람에게도 당신께로 오라고 강요하시지는 않는다. 강요된 사랑이란 없는 것이다. 마리아가 당신 아들이 계시한 진리를 우리들에게 새롭게 일깨워준다고 해서 그것이 일종의 위협하는 복음일까? 마리아는 위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하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는 또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요한 8,32) 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도 해당된다. 파티마의 기쁜 소식이 위협하는 소식이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한 구원의 기쁜 소식이라는 사실은 다음의 부탁에 분명하게 나타나있다.

모든 영혼들을 하늘 나라로 인도하소서
중요한 것은 기쁨과 신뢰와 희망의 복음이다. 마리아의 아들은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 (요한 10,10). 복음서 전체와 마찬가지로 파티마의 메시지도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 구원받게 되기를 원하신다” (1디모테오 2,4)고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데는 우리 인간들의 동참이 요청된다. 성 아우구스띠노는 이것을 “너를 창조하신 분이 너 없이는 너를 구원하지 않으신다” 고 했다. 더 나아가 창조주는 우리들이 구원사업에 동참하는 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구원하시고자 하신다. 구원사업에 있어서 첫 번째로 도움을 주고 동참한 마리아는 파티마의 기도를 바치는 모든 사람들을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에 동참하도록 끌어 들이신다. 이것은 마지막 부탁에서 강하게 나타나있다.

특히 당신의 자비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영혼을 인도하소서
여기서 마리아는 “우리가 창조된 목표, 즉 하느님과 영원한 삶에 대해 아직도 고개를 돌이고 있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 고 가르치신다. 미사경문에는 “당신으로부터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는 모든 이를 위하여” 라고 되어 있다. 현실주의가 널리 퍼져있는 현 시대에, 무신론의 시기에, 자율적인 인간이 스스로를 실현하기를 원하는 시기에, 이런 영혼들의 수가 많다는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이런 모든 사람들은 마지막 부탁에서 오랫동안 기대된 하느님의 자비로우심에 맡겨진다. 그러나 이런 것은 ‘먼 데 있는 이들’ 을 구원하는 비밀에 속한다. 이것을 교황 비오 12세는 “그리스도의 신비체”, 즉 교회에 관한 회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구원이 그리스도의 신비체를 이루고 있는 그 구성원들의 기도와 자발적인 참회의 고행(苦行)과 신자들의 동참에 달려있다” 는 사실은 진덩 소름끼치는 비밀의 한 가지다. 이렇게 파티마의 기쁜 소식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특별한 방법으로 그 누구도 지나쳐 버리거나 잊어버리지 않는 기도의 공동체와 희생의 공동체에 참여하게 된다.
구 소련의 레닌그라드 출신으로 교회를 떠난 타치아나 고리체바가 파티마와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회원들이 러시아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도록 러시아를 대신해서 애쓰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러고보니 서구의 그리스도인들이 나의 회개를 위해서도 기도를 했었군요” 라고 놀라와했다.
오늘날 다음과 같은 물음들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회개할 것이다.” “결국 나의 티없는 성심은 승리할 것이다” 고 한 마리아의 약속은 이미 이뤄졌는가? 러시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디이틸트 트레페르드 여사는 이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있다. “나는 감히 그 약속이 이미 이뤄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파티마의 약속은 실현되기 시작했다.”

묵주의 기도를 바칠 때, 성모님께서 매단마다 바치라고 말씀하신 기도가 있다. 그것을 포르투갈 말로 옮겨본다.
O meu Jesus! perdonai-nos, livraidofogo dainferno e levai as alminbas to das para o ceu, e socorrei principalmente as que mais precisaren.
(오, 나의 예수여,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며 우리를 지옥불에서 구하소서. 모든 영혼들을 천국으로 이끄시고. 제일 버림받은 영혼을 이끄소서.)
alminbas(영혼들)란 표현은 “연옥의 영혼들” 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가톨릭 기도서에는 연옥 영혼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루치아는 여기에 대해 계속적을 질문을 받자, 성모님이 말씀하실 때 연옥 영혼이라기보다 회개와 영원한 구원을 위해 우리가 기도하는 죄인의 영혼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쉐프 쉬크)

– 마리아지 1993년.62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