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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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그 몸에 잉태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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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9-12-22 ㅣ No.134767

 

마태 1, 18-24(대림 4 주일)

 

 

 

오늘은 대림 4 주일입니다. 가까이 오신 아기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채비를 갖추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준비만으로는 부족한 일입니다. 준비를 넘어서, 이제는 우리의 결정적인 협조를 필요로 할 때입니다. 그것은 당신의 탄생이 우리의 협조를 통해서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기 예수의 탄생도 요셉과 마리아의 응답과 협조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오늘 <말씀전례>는 이를 잘 보여주는데, 먼저 <1독서>에서는 임마누엘의 탄생이 예고되고,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이다.”(이사 7,14)라고 예고되고, <2독서>에서는 예고된 이 일이 이루어진 다음, 그 은총으로 이루어진 일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곧 바오로는 자신의 사도직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은총임을 말하고 있습니다(로마 1,1-7).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이러한 하느님의 계획과 예언이 요셉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짐을 밝혀줍니다.

<복음>에서는 이를 먼저 이렇게 전합니다.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마태 1,18)

 

 

 

이 소식에 요셉은 무척 당혹했을 것입니다. 약혼자의 임신사실에 온갖 의혹과 치욕스런 배신감으로 분노와 갈등을 겪었을 것입니다. 마리아에 대한 서운함과 불신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남자 없이 성령으로 잉태되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궁색하고 구차한 변명 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약혼녀 마리아가 아기를 가진 사실을 드러내어 재판을 걸게 되면 그녀를 죽음에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그냥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마리아를 집 안에 받아들이는 일도 우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마태 1,19).

결국, 그는 공적인 고소를 통해 마리아를 수치스럽게 만들지 않으려고, 조용히 파혼하기로 작정했던 것입니다. 그는 의로운 사람(마태 1,19)이었던 것입니다. 그럴 즈음에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마리아에게서 벌어진 일을 밝혀줍니다.

그 몸에 잉태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마태 1,20)

 

 

 

참으로 기이하고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이성과 자연계의 모든 법칙을 뛰어넘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이런 일을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그렇지만, 그는 의심이라는 악을 떨치고, ‘신비라는 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이 일이 거룩한 분의 개입으로 이루어진 일임을 믿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안에 자신을 가두기로 했습니다. 인간의 지혜로 가히 헤아릴 수 없는 하느님 은총의 법을 따르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바야흐로 은총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아직 뜨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 빛으로 밝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천사는 약혼녀 마리아의 성령잉태 사실뿐만 아니라, 요셉에게 사명을 부여해줍니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마태 1,21)

 

 

 

이처럼, 주님의 천사는 그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곧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붙이는 영예를 받았습니다. 비록 아기는 자신의 자식이 아니지만, 그를 보살필 아버지로 사명을 받은 것입니다. 마침내 요셉은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분 뜻에 협조자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대로 아내를 맞아들였습니다.”(마태 1,24)

 

참으로, 그는 순명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개인적인 안락과 평안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결국, 그는 결혼하기도 전에 아내를 포기해야만 했고, 아들을 얻기도 전에 이미 아들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그리하여행동하는 믿음과 순명으로 구원받는 모든 이들의 양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인류를 향한 하느님 구원계획의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온 누리에 구원을 가져왔습니다.

이처럼, 구원은 우리의 협조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구원의 협조자가 된다는 것은 구원을 이루시고자 하는 그분의 뜻안에 머물고, 그분의 뜻에 따라 협조하여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요셉은 오늘 <복음>에서뿐만 아니라, 복음서 전체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그는 항상 침묵으로 하느님의 음성에 마음의 귀를 열고, 아버지의 뜻에 순명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분이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요셉 성인과 함께 구원의 협조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령의 활동과 거룩한 분의 힘을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의심하기보다 신비를 품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행동하는 믿음과 순명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 오늘 말씀에서 솟아난 기도 -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마태 1,20)

 

 

 

주님!

의심을 떨치고 신비를 받아들이게 하소서.

당신의 개입을 맞아들이게 하소서.

기이하고 황당하게 보여도 당신의 뜻에 가두어지게 하소서.

어처구니없고 터무니없게 보여도 당신의 뜻을 품고 살아가게 하소서.

제 안에 당신의 뜻을 세우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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