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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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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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12-31 ㅣ No.134995

2020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새해를 시작하는 모든 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언제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시는 성모 마리아의 전구로 저희가 생명의 근원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 수 있기를 청합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모든 분의 소망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이루어지기를 청합니다. 새해에는 만나는 모든 분에게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나눠주면 좋겠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베들레헴 성전의 문에 있던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If you enter here as a tourist, we are hoping that you would exit as a pilgrim. If you enter here as a pilgrim, we are hoping that you would exit as a holier one. (만일 여러분이 여행자로 이곳에 오셨다면, 순례자가 되어서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순례자로 이곳에 오셨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3가지 유형의 사람에 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첫 번째 유형은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고 하지만 세상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결심은 하지만 지키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마치 길가에 뿌려진 씨와 같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싹을 내지 못하고 사라지는 씨와 같습니다. 이 세상에 왔지만, 그 이유와 목적을 모르고 사는 사람과 같습니다.

 

두 번째 유형은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고 하지만 고통과 좌절 앞에 무너지는 사람입니다. 삶의 십자가를 두려워하는 사람입니다. 가시밭에 뿌려진 씨와 같습니다. 어렵게 뿌리를 내리지만 가시를 견디지 못하고 시드는 싹과 같습니다. 이 세상에 온 이유와 목적은 알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희생하지 못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세 번째 유형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서 희생과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십자가는 물론 이웃의 십자가도 지고 가는 사람입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와 같습니다. 땅속에서 양분을 얻고, 햇빛을 받아 열매를 맺는 나무와 같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부귀보다 가난을 택하기도 하고, 건강보다 질병을 택하기도 하고, 오래 살기보다 일찍 죽는 것을 택하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이미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사는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서 이미 거룩한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우연히 책에서 보았던 글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Life is no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 Life is about learning to dance in the rain. (인생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인생이란 폭풍우 속에서도 춤추는 걸 배우는 겁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2020년에도 시련의 폭풍우가 있을 겁니다. 좌절의 바람이 불 겁니다. 고독이 심하게 밀려올 겁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포기하기보다는 새로운 길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성서는 삶의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운 길을 찾았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소중하게 여기는 출애굽의 이야기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쉽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광야에서 40년 동안 정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살아야 할 계명을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40년의 폭풍우 속에서 하느님의 계명을 따르는 법을 배웠고,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셨습니다. 사탄의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돌을 빵으로 만들어 보라는 유혹을 받았습니다. 모든 인간이 원초적으로 가지는 재물에 대한 유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은 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높은 데서 뛰어 내려보라는 유혹을 받았습니다. 명예에 대한 갈망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남보다 높아지려는 교만한 마음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시험하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무릎을 꿇으면 세상의 권력을 주겠다고 유혹했습니다. 권력의 단맛이 워낙 중독성이 강하기에 거부하기 힘든 유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만을 섬겨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아기 예수님을 처음 받아 준 손은 목수 요셉의 거친 손이었고, 그분을 처음 맞아들인 장소는 누추한 구유였습니다. 그분께 찬미와 찬양을 드린 첫 번째 사람도 밤을 지새우던 가난한 목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 강생의 짧은 이야기는 약하고 보잘것없는 곳, 비천한 사람들 안에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의 핵심 진리가 있음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 그들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라도 내 안에 깊이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이 나를 구원할 내 인생의 구유입니다.

 

우리들의 보호자 성모님 불쌍한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귀양살이 끝날 때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뵙게 하소서.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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