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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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사우의 복수 다짐[4]/야곱[3]/창세기 성조사[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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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0-03-15 ㅣ No.13678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 에사우의 복수 다짐

 

야곱이 형으로 위장해 눈먼 아버지를 속이고 축복받은 것은, 아무리 하느님 구원 계획의 일환이라도, 그 과정은 어쩌면 죄에 속하는 사기 행각이다. 쉬운 거짓말로 상대를 속인 거다. 진리의 말씀을 기록했다는 성경에서, 이런 속임수로 하느님의 신성한 축복을 주고받았다는 것에 대해 여러 성경 주석자는, 이의 해석이 참으로 큰 고민거리였단다. 다시 말해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이를 생각할 때, 문자 그대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글자 한 자 한 자, 또는 한 단락 한 단락, 아니 한 문장씩 비유 또는 예언적으로 해석을 하였지만, 그러한 시도들이 오히려 더 큰 오해의 여지만 남기더라나. 그래서 쓰인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이 부분 이해에 그래도 쉽게 접근이 이루어지더란다. 핵심은 레베카의 계획으로 야곱이 아버지 이사악을 기만했단다. 거짓말로 아버지를 속여 축복을 받았다는 거다. 아마도 성경에 기술된 최대의 사기극이라나.

 

사실 창세기에서 최초의 거짓말을 한 이는 하와다. 그다음이 레베카란다. 야곱은 단지 어머니 레베카가 기획한 것을 철없이 멋모르고 따라 준 것뿐이다. 하와는 하느님 지시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 열매는 따 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것을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2,16-17). 하느님의 이 말에 하와는 말했다. “우리는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를 먹어도 된다. 그러나 동산 한가운데의 나무 열매만은, ‘죽지 않으려거든 먹지도 만지지도 마라.’ 하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3,2-3).

 

누구나 잘 아는 거짓말 내용이다. 하느님께서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그 열매만은 먹지 말라고만 했지, 만지지도 말라고는 하지 않으셨다. 사소한 것 같지만, 하와는 자기 나름으로 아는 체하고자 하느님 말씀에 보태어 거짓말을 했다. 말만 거짓말한 것이 아닌, 하지 말라는 말씀을 거역하고 따 먹었다. 사소한 거짓말에 큰 죄도 지었다. 그 결과 받은 죄는 엄청났다. 하와의 거짓말에 비하면 야곱의 것은 실로 말로 표현하기가 참으로 부끄러울 지경이다. 아무튼 레베카와 야곱이 벌인 이 사기 행각은 창세기 성조사의 실제 사례로는 참으로 이해조차 곤란한 내용이다.

 

이 희대의 최대 사기극인 대리 축복으로, 동생한테 축복을 빼앗긴 형 에사우는 나이 드신 아버지와 어머니 레베카보다, 그 축복을 차지한 동생 야곱에게 대단한 앙심을 품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하게 될 날도 이제 멀지 않았으니, 그때 아우 야곱을 죽여 버려야지.’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드디어 속임수로 벌어진 그 축복으로 쌍둥이 어머니 레베카는 에사우의 동생을 살해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는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그리하여 그 어머니 레베카는 작은아들 야곱을 형 몰래 불러 놓고 그녀 나름으로 정한 뜻을 전했다. “얘야, 너의 형이 너를 죽이려 한다. 그러니 내 아들아, 인제 와서 어쩌랴, 저 하란에 있는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로 달아나라. 네 형의 분이 어느 정도 풀릴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너에 대한 형의 분노가 풀리고, 형에게 한 일을 형이 잊을 때까지 만이다. 그러면 내가 사람을 보낼 테니 그때 꼭 돌아오도록 하여라. 내가 어찌 한날에 너희 둘을 몽땅 다 잃을 수 있겠느냐?”

 

이 말은 레베카가 그토록 이사악의 축복받기를 바란 아들 야곱에게 행한 마지막 나눔이다. 야곱은 더 이상의 말이 없었다. 사태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그녀가 생각한 마지막 해결책이다. 이것으로 두 아들을 한꺼번에 잃는 최악의 경우를 피해 보자는 거다. 만약 이번 일로 에사우가 동생을 죽인다면, 그는 살인자가 되어 자기의 씨족, 더 가깝게는 어머니 레베카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민수 35,19; 2사무 14,6-7 참조). 다시 말해 야곱은 형에게 살해당하고 살인자 에사오는 도피 성읍으로 떠나야 하는바, 결국 레베카는 한날한시에 두 아들을 동시에 잃는다.

 

이사악의 야곱 축복으로 레베카의 계획이 겉으로는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야곱에게 전하는 그녀의 이 불안한 심정으로 보아 그 축복은 어쩌면 실패한 것이다. 에사우의 이 울부짖는 증오심을 어머니 레베카는 간과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대로 많은 고통을 감내하게 된다. 그리하여 형이 동생을 죽이려 하고, 이를 피하고자 야곱을 멀리 오빠네 집으로 피신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리하여 그녀는 다시는 살아생전 야곱을 만나지 못하는 슬픈 생활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야곱을 축복받게 한 레베카의 행동이 과연 부적절했는가? 우리는 그녀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해 주어야만 한다. 아니, 정당하다고 여겨야 한다. 그녀가 무조건 한 아들을 다른 아들보다 편애한 것이 아니라, 불의한 아들보다 의로운 아들을 더 사랑했기에. 실로 이 신심 깊은 어머니에게는 자신의 자손보다 하느님의 신비로운 구원 계획이 더 중요했다. 그리고 레베카는 야곱을 그의 형 에사오보다 더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야곱을 주님께 정성스레 바쳤다고 봐야 할 게다.

 

이렇게 레베카는 하느님께서 주신 축복의 선물을 야곱이 지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그녀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 하느님 안에서 자신의 다른 아들을 위한 해결책도 생각해 냈다. 그가 이미 받은 축복의 은총을 잃어버려 더 큰 죄를 짓는 일이 없도록, 나아가 하느님의 눈 밖에 나지 않게 조치를 했다. 참으로 사랑 많은 어머니는 두 아들 모두를 위하여 한 아들은 살해당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만들었고, 다른 아들은 그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함으로써 어머니의 무한한 자식 사랑을 하느님 뜻에 따라 드러내었다. [계속]

 

[참조] : 이어서 '5. 야곱의 도망‘/야곱[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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