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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27 -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 (시와/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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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윤 [payatas] 쪽지 캡슐

2020-07-10 ㅣ No.139393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

 

나는 사막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TV 사진에서 포기 없이 온통 모래뿐이 데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는 거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반적으로 연평균 강수량이 250mm 이하인 지역을 사막으로 분류하고 

사막은 다시 암석 사막, 모래사막, 자갈사막으로 나뉜다고 한다

중에 내가 생각해 왔고 보고 싶어 하는 곳은 모래 사막으로 

교통이 발달한 지금 마음만 먹으면 (시간과 비용이 가능할 경우에) 얼마든지 갈수 있겠지만 

막상 그곳을 가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사막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일반적인 주거지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오고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시간적, 비용적인 면에서 다른 여행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떨어지고 

체력적 신체적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는데다가 

보통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일반적인 여행 루트와는 대부분 살짝 비켜있는 곳이라 심리적으로도 멀리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집트에서 시작하는 성지 순례 겸한 “나 홀로 배낭 여행 계획하면서 

이집트의 서쪽에 “시와”라는 작은 오아시스 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오아시스 마을이라서 “시와 오아시스” 또는 “시와 사막”이라고도 불리우며 

사하라 사막의 동쪽 끝자락으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족히 열세시간 정도 걸리다 보니 

많은 이집트에서 단기 여행자들이 가기에는 조금 망설여 지는 곳이다

나는 이집트 여행을 일주일 정도 계획하면서 그리 시간이 아님에도 “시와”를 일정에 넣은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사막에 대한 로망이 그 만큼 컸었기 때문이고 시와 로망을 실망 시키지 않았다.

 

카이로에서 “시와”로 가는 버스는 밤에 출발하지만 워낙 오래 걸리는 곳이다 보니 

버스 안에서 날이 밝게 되는데 불편한 자리 때문에 한참 뒤척이다 깜빡 잠이 들었다 깨어 보니 날은 이미 밝아 있었고 

내가 버스는 이미 사막을 달리고 있다

잠이 들어서 언제부터 사막에 들어섰는지 모르겠지만 

잠을 깨고도 도착할 때까지 적어도 두세 시간 동안 그런 풍경이 이어졌으니 

시와 내가 생각했던 보다 훨씬 큰 사막의 한가운데 자리잡은 마을이었다.

상상 속의 오아시스는 시골 동네의 우물 정도, 아무리 크다고 해도 작은 물웅덩이 정도의 규모였다

동네 아낙들이 물동이를 이고 와서 물을 긷고 한쪽에서는 남자들이 낙타나 양들에게 물을 먹이고 

주위에 대추야자 나무 그들 아래서 사람들이 담소는 나누는 소박하고 평화로운 풍경이다

아마도 내가 대부분의 영화나 그림 속에 나오는 오아시스의 풍경이 그렇기 때문에 나도 영향을 받은 같다

하지만 시와 와서 상상은 바로 깨졌다

그냥 사막한가운데 있기에 오아시스라고 불리는 것일 우물도 작은 물웅덩이도 아닌 큰 호수로 

특히나 댐을 쌓아 만든 인공 호수 말고는 (자연적으로 생긴) 호수가 별로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호수다. 그렇게 내가 처음 사막과 오아시스는 상상 속에서 보다 훨씬 컸다.

 

 

 

 

  

 

내가 이집트에 갔을 때는 2 비수기가 시작되는 시기로 

3월이 시작 되면 사하라 사막에서 모래 먼지 섞인 바람이 불어 오기 때문에 

우리나라 환절기에 짙은 안개가 끼듯이 심할 경우 바로 앞도 안보일 정도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이집트 동부를 제외하고는 비수기 정도가 아니라 아예 관광이 불가능하게 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다합(이집트 동부)에서 만난 나보다 며칠 늦게 시와를 다녀온 사람은 

“카이로”로 돌아 모래 바람 때문에 앞이 안보여 자기가 버스가 앞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났었다고 한다.

이렇게 비수기이다 보니 사막에서 하룻밤 자는 투어를 하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당일투어만 가능 했다

그것도 원래는 차량 한대에 , 명이 팀이지만 

그때 우리는 다섯 명이었고 명은 나보다 일찍 이곳에 도착한 한국 사람들로 

그들도 사막에서 하룻밤 자는 투어를 하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이틀 기다리다 어쩔 없이 그냥 당일투어에 참가했단다.

 

하룻동안의 사막투어는 주위가 온통 모래뿐이라 

있는 , 있는 것들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단조로울 밖에 없다

먼저 차가 사막에 들어서서 어느 정도 가더니 갑자기 빠른 속력으로 사막을 질주 하면서 

때로는 거의 45 이상 되는 모래 언덕을 아래로 옆으로 정신 없이 내달리는데 

당연히 안에 우리들은 무서움과 짜릿함으로 소리를 지르고 소리에 기사 분은 더욱 신나게 달린다.

중간에는 내가 생각했던 작은 오아시스도 들리고 온천도 들린다

사막 한가운데 귀한 물이 나기는 하지만 사람은 살지 않고 그냥 관광객들이 들리는 코스일 뿐으로 

아마도 '시와' 같은 큰 오아시스가 가까이에 있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굳이 이곳에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액티비티 다운 액티비티는  “샌드보드(Sand Board) 타기이다

높은 모래언덕으로 올라가 보드를 타고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인데 

눈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하고는 다른 재미가 있다

타고 아래로 내려왔을 때는 얼른 올라가서 다시 타고 내려와야지 하면서 걸음을 재촉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가파른 오르막에 발도 모래 속으로 푹푹 빠지기 때문에 한걸음 한걸음이 결코 쉽지 않아 

내려왔던 언덕 정상에 도착하고 나면 다시 올라올 생각에 그냥 한번으로 족하게 된다

우리 다섯 명중 사람은 명뿐이었다.  

내려 때의 재미가 올라 때의 고생을 기꺼이 감당할 만큼 크지 않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막의 모래 언덕으로 지는 해를 보면서 하루 일정을 마치게 된다

인터넷을 보니 사막으로 지는 저녁노을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고들 하는데 

개인적 생각으로는 새롭고 독특한 아름다움을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곳에서 보는 저녁노을과 비교해서 극적으로 아름답지는 않았다

이것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저녁노을은 어디에서든 아름답다

산이나 바다 위로 물드는 저녁노을은 물론이고 도시의 빌딩숲 사이로 물드는 저녁 노을도 아름답고 

심지어 매일같이 보는 같은 풍경 속으로 물드는 저녁 노을도 아름답다

문제는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하늘을 보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룻동안의 사막투어는 단순 하지만 나는 사막을 본다는 만으로도 좋았고 

특히나 내가 언제 이런 사막에 기회가 있을까 싶은 생각에 눈에 보이는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도 보이는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고 아름다워서 “단조롭다, 지겹다”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포기 나무 그루 없이 온통 모래뿐이지만 

모래와 바람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높고 낮은 모래언덕들의 다양한 곡선들과 

곡선위로 드리우는 햇빛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장면 장면 모두 예술 작품이고

특히나 이전까지는 실제로 보지 못했던 풍경이기에 독특함과 신기함까지 더해져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같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숨겨져 있었다. 


 

 

 


 


 


 


 


 

“생떼쥐뻬리”는 “어린 왕자”에서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라고 말했다

이것은 단지 눈에 보이는 사막만을 얘기한 것이 아닌 심오한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다

나는 이런 심오한 내면적인 의미를 떠나 

“눈에 보이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국내든 해외든 아름답다고 소문난 곳들은 대부분 개발할 가치가 별로 없다든지 

아니면 개발하는 보다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크다든지 하는 이유 때문에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곳들이다. 지구상에 인간이 손길이 닿지 않은 중에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는가

자연은 창조 때부터 자체로 이미 아름다운 것이다.

 

언제부터 인가 우리는 “자연을 보호하자”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자연이란 우리 인간이 보호하고 말고 있을 만큼 작은 존재가 아니다

아주 아주 오래 빙하기 지구가 온통 얼음이었을 때도 자체로 자연이었으며 

화산 폭발로 지구가 불바다였을 때도 자체로 자연이었던 것이고 

혹시 인간이 지구를 요염 시켜 생물들이 살게 되더라도 자체로 자연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맑은 하늘, 맑은 은 자연 극히 일부분 일뿐이거나 

자연의 순화 과정 일부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속에서 우리 인간들이 제대로 살수 있는가?이며 

그래서 결국 자연을 보호하자라는 말은 인간을 보호하자라는 말의 

지극히 인간중심의 책임 회피적인 발상인 것이다

많이 양보해서 인간이 자연의 중심이 수는 있어도 

지금보다 과학이 백배 발달한다 해도 결코 인간이 자연의 전부가 될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 하룻동안 사막을 돌며 우리는 많은 흔적들을 남겼다

수많은 발자국을 남겼으며 우리가 타고 다닌 차 사막 이곳 저곳을 다니면 아주 많은 타이어 자국을 남겼다

하지만 오늘이 지나가면 마치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사막의 모래 바람이 흔적들을 지울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자연에 아무런 흔적을 남길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흔적이 상처로 남지 않았으면 하고

또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상처의 흔적으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 10, 20, 30일에 업데이트됩니다.


 

 

 

 

 

 

시와 마을 풍경

 

 

 

 

 샌드보드 타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0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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