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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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세의 소명에 관한 지침[10] / 이집트 체류[1] / 탈출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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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0-07-10 ㅣ No.139419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0. 모세의 소명에 관한 지침

   

이리하여 모세에게 당신 이름을 알려주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취할 구원 계획을 일러 주시며 그가 해야 할 소명을 지시하신다. 우선 모세가 해야 할 일은 미디안을 떠나 이집트로 돌아가는 일이다. 그가 이집트를 떠나온 지도 어언 사십 년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결혼하여 이미 아들까지 둔 그다. 그다음은 이스라엘의 원로들에게 야훼의 구원 계획을 알리고 파라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당당히 전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르셨다. “가서 이스라엘 원로들을 모아 놓고, ‘주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께서 나에게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고, 그들에게 말하여라. ‘나는 너희를 찾아가 너희가 이집트에서 겪고 있는 일을 살펴보았다. 그리하여 이집트에서 겪는 고난에서 너희를 끌어내어, 가나안족과 히타이트족과 아모리족과 프리즈족과 히위족과 여부스족이 사는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리고 올라가기로 작정하였다.’ 그러면 그들이 너의 말을 들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어쩌면 하느님답지 않게 참으로 구구절절하게 당신 소명처럼 모세를 달래면서 말씀하신다. 당신께서 직접 이집트로 내려가 당신 백성이 겪고 있는 고난의 현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셨단다. 이제 그 처절한 모습을 더는 볼 수가 없어 직접 당신 손으로 끌어내시겠단다.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시다. 그런 다음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이집트의 억압에서 구하시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리고 올라가시겠단다. 그러니 너도 가서 당신의 이 뜻을 분명히 밝히라면서 모세를 타이르듯 계속 말을 이어가신다.

 

그리고 너는 이스라엘의 원로들과 함께 이집트 파라오 임금에게 가서, ‘주 히브리인들의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저희가 광야로 사흘 길을 걸어가, 주 저희 하느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여라.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강한 손으로 세차게 몰아세우지 않는 한, 그 악랄한 이집트 임금은 너희를 그리 쉽게 내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이렇게 모세가 이스라엘의 원로들과 파라오를 만나는 것은 이 일이 개인의 사사로운 일이 아닌,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하여 나서는 것을 분명히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요구 조건은 단순하다. 단지 광야로 사흘 길을 걸어가 하느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사는 거다. 이집트 신을 해코지하려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이스라엘 백성이 믿는 신께 제사드릴 수만 기회를 달라는 거다. 어쩌면 이는 이집트에서 달아나겠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하나의 계략이다. 그리고 장소도 그리 먼 곳도 아니다. 광야의 한 넓은 장소에서 종교적인 행사만 치른다는 것이다.

 

사실 이집트에서도 이와 유사한 종교의식을 수도 없이 벌였다. 그러기에 이 성스러운 예식에 참여하려면 며칠 쉬는 것은 어쩌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수도. 그러나 노역을 제공하는 종의 신분이자, 그것도 일하는 현장에서가 아닌 광야로 사흘 길을 간다는 것은 파라오 입장에서는 쉽게 허락해 줄 수 없는 조건이었다. 그래서 여기에는 강력한 요구 조건을 내세우지 않는다면 안 될 일이었다. 의당 하느님의 개입이 따라야만 될 수도.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이 점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계셨다. 그래서 이 점을 모세가 알아듣도록 또 당부 삼아 알려주신다. “그러므로 나는 내 손을 내뻗어 이집트에서 온갖 이적을 일으켜 그 나라를 철저하게 치겠다. 그런 뒤에야 파라오가 마지못해 너희를 내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그 전능하신 손과 놀라운 온갖 일로 파라오를 쳐서 당신 백성을 노예에서 기어코 해방하시겠단다.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이 그저 빈 몸으로 나오게 하지는 않으시겠다나. 응분의 대가를 갖고 나오도록 하겠단다. 소위 털어서라도 무언가를 지참하고 나오도록 할 것이라나. “나는 또 내 백성이 이집트인들에게 호감을 사도록 하여, 너희가 떠날 때 빈손으로 나오지 않게 하겠다. 여인들은 저마다 이웃 여자와 자기 집에 함께 사는 여자에게 은붙이와 금붙이와 옷가지를 요구할 것이고, 너희는 그것들을 너희 아들딸들에게 지울 것이다. 이렇게 너희는 이집트를 털 것이다.”

 

사실 털다라는 말은 전쟁에서 획득한 전리품을 떠오르게 한다. 이는 이스라엘인들이 승리자로서 이집트를 떠나는 것을 의미하는 거다. 고대 유다교 주석가들은 이를 두고 이집트인들이 이스라엘인들이 종살이하였던 것에 대한 보상으로 여겼다. 그리고 이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이는 하느님의 명령이기에 정당성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 그분의 명령은 판단할 것이 아닌, 수종뿐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명령이 얼마나 정당한지 알고 계셨기에. 그러기에 종에게는 명령받은 것을 그저 순종으로 행할 수밖에.

 

이처럼 하느님의 간곡한 설명에도 모세는 또 그분께서 주시는 사명을 거부하려 한다. 벌써 세 번째다. 이리하여 모세가 하느님께 또 대답하였다. [계속]

 

[참조] : 이어서 '모세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능력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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