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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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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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10-14 ㅣ No.141428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2020년 한해에 자동차 키를 두 번이나 잃어버렸습니다. 한번은 신부님들과 자전거 타러갔다가 가방을 잃어버리면서 함께 잃어버렸습니다. 다른 한번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데 물병을 꺼내면서 주머니에 있던 자동차 키를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며칠 전에 차에 기름을 넣으면서 열쇠를 찾았습니다. 귀신이 곡할 것처럼 열쇠가 주머니에 없었습니다. 분명 키가 있었기에 자동차를 운전하고 왔었습니다. 생각하니 처음 운전하려할 때 딸깍하고 소리가 났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의자 밑을 보니 자동차 키가 그 안에 있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일 년에 두 번 잃어버리는 것도 속상한 일인데 세 번 잃어버리면 정신 줄을 놓고 다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생각하니 성격이 급한 것이 원인입니다. 차분하게 여유를 가지면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고 속상할 일도 없었을 겁니다.

 

자동차 키를 잃어버린 것은 내 탓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해결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일은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2020년 일상의 삶을 멈추게 했던,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야 했던 코로나19를 생각합니다. 중국 우환에서 발생했으니 중국 탓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야생 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왔으니 야생 동물 탓이라고도 했습니다. 질병의 발생 장소로 병명을 정하는 것은 지역 혐오와 차별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우환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야생 동물의 터전을 우리가 파괴했기 때문에 책임을 야생 동물에게 묻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인간이 지구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백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경제 활동이 멈추고, 인간의 환경 파괴가 멈추니 지구의 생태계가 좋아졌다고 합니다. 치료제를 만들고 백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자연을 파괴하고, 다른 생명을 희생시킨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책임을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아벨의 피부터,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죽어 간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의 위선, 허영, 교만을 탓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께로 인도할 책임이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음을 탓하셨습니다. 자기들도 가지 않으면서 남도 가지 못하게 하였다고 탓하셨습니다. 어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는 2000년 전에 바리사이와 율법학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시대의 사목자와 신앙인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갇힌 이에게 해방을 알리고, 묶인 이를 풀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굶주린 이를 배불리 먹여 주셨습니다. 나병 환자를 깨끗하게 해 주셨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 계획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는 것은 사랑만으로도 우리가 충분히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의 사랑, 가족들의 사랑, 이웃들의 사랑, 그것만 있으면 아무것도 없이 태어났어도 우리는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받았던 사랑말고는 하느님께 필요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그토록 갖기를 원했던 명예, 재산, 권력을 필요로 하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어쩌면 필요 없는 것들을 얻기 위해서 그토록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은 아닌지요? 이 가을, 우리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까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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