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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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구요비 욥 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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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로마노 [rlawhddjq] 쪽지 캡슐

2022-07-03 ㅣ No.156064

 

 

 

   

생명의 말씀(2022년 7월 3(다해 연중 제14주일)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루카 10,2)

오늘복음을 묵상하며 선교(missio)의 본래적인 의미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교회의 역사 안에서 또한 열심한 신자들에게서 전교(傳敎)란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라는 교의(dogma) 아래 신자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개종(改宗)시켜 교세를 확장하는 것이라는 개선주의적 교회관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선교의 주도권은 우리 인간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선교의 본질적 내용인 복음 선포(κƞρυγμα안에는 이미 하느님의 구원 위업이 생생히 살아있습니다모든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속죄의 제물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생명이 모든 인간의 마음과 온 세상 안에 약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을 통하여 이룩하신 이 구원을 모든 인간에게 무상의 선물로 나누어 줄 당신의 일꾼들을 필요로 하십니다!

눈을 들어 저 밭들을 보아라곡식이 다 익어 수확할 때가 되었다.… 나는 너희가 애쓰지 않은 것을 수확하라고 너희를 보냈다사실 수고는 다른 이들이 하였는데너희가 그 수고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요한 4,35-38)

그러므로 예수님의 사도로서 실존은 나는 주님으로부터’ 이 세상에 파견되었다.’는 신원 의식입니다.

사도(使徒)란 근본적으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지 하느님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사도의 삶은 그리스도의 대리자(in persona Christi)라고 하겠습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직무는 사제가 집전하는 미사성제 안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잘 드러납니다모든 성사 거행을 보이지 않게 주재하시는 분은 그리스도이십니다주교나 사제는 그분을 대신하여 모임을 주재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1348)

제가 잘 아는 방송작가님을 통하여 깨닫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연극이나 드라마나 영화를 관람할 때 우리의 주된 관심은 아마도 탤런트 같은 배우들일 것입니다하지만 연기자들은 작가가 쓴 희곡 대본을 잘 이해하고 소화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자신의 몸과 전 존재 안에서 온전히 체현(體現)할 때 훌륭한 주인공이 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작가의 높고 고상한 이데아와 배우의 연기가 하나가 될 때 불후의 명작이 이루어진다고 하겠습니다. ‘진정한 나를 담고 드러내는 것이 인격(persona)인데 신약성서의 언어인 희랍어는 이를 휘포스타시스(ׯπנστασιօ)로 쓰며 그 뜻은 연극배우가 쓰는 가면(假面)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함은 하느님의 광대무변한 사랑과 구세경륜이 우리를 재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곧 오늘 제1독서에서 잘 보듯이 하느님의 사랑은 갓난 아이에게 젖을 먹이며 돌보시는 어머니의 심정과 같기에 말입니다!(이사 66,11)

 

구요비 욥 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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