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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 주간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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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신문사에 있을 때입니다. 성지순례를 5번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과달루페, 이스라엘, 그리스와 터키, 이탈리아, 한국으로 다녀왔습니다. 성지순례를 가려면 준비물이 있습니다. 여권, 핸드폰, 지갑은 필수품입니다. 세면도구, 옷, 책, 노트북도 챙겨야 합니다. 여행사에서 준비한 안내 책자, 묵주, 제의, 성직자 증명서도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외적인 준비를 마치면 내적인 준비를 하면 좋습니다. 신약성서를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준비하고 순례를 떠나도 막상 성지에 도착하면 어려운 상황을 만나곤 합니다. 시차 때문에, 음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같은 방을 사용하는 순례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날씨가 문제가 될 때도 있습니다. 갑자기 비가 내릴 때도 있고, 더위 때문에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런 질문은 하면 좋습니다. ‘나는 왜 성지순례를 왔는가?’ 성지순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순례를 통해서 배우는 겁니다. 성지순례는 신앙의 선조들이 피와 땀을 흘려 지켜온 신앙을 배우는 겁니다. 우리의 삶은 영원한 생명을 향해 떠나는 순례라고 생각합니다. 33년 사제 생활하면서 많은 분을 만났습니다. 첫 부임지에서의 설렘이 있었습니다. 질풍노도와 같은 시간이 있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했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도 있었고, 자신 있게 갔지만 막다른 길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주파수가 맞으면 방송이 들리듯이, 같은 주파수를 공유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컴퓨터 통신이 등장하고,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동호회, 동아리 모임도 있었습니다. 분에 넘치는 큰일을 맡아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수호천사가 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혼자인 것 같았는데 결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이 늘 있었습니다. 말은 없었지만, 먼발치에서 응원해 주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주파수가 늘 우리 곁에 있듯이, 하느님의 사랑이 언제나 제 곁에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마음의 문을 열기를 바라셨습니다. 마음의 문만 열면 이웃의 사랑과 하느님의 자비는 같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박해의 시대를 견딜 수 있는 준비물을 이야기합니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야 할 신앙인들에게 필요한 준비물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2000년 전의 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준비물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야기하는 준비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무엇보다도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진리, 의로움, 평화의 복음, 믿음, 구원의 투구, 성령의 칼을 이야기합니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설명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이런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로 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준비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이라는 권력 앞에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두려워하거나, 피하거나,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남에게 넘기지 않았습니다. 외로움도, 고통도, 죽음도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며 우리들 또한 주님의 길을 충실하게 따라가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