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2일 (토)
(백)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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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6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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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02-18 ㅣ No.180159

지난 설날에 반가운 메일을 받았습니다. 잠시 메일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신부님. 육군 장교로서의 직업군인 생활을 정리하고 2018년 신학교에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제가 다음 주 202526일 목요일 오후 2, 명동성당에서 부제 서품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 성소에 대한 고민을 지니고 있을 때, 성소 국장 신부님께서 성소국 홈페이지에 올려주는 오늘의 묵상 말씀이 직업군인으로서의 군 복무 생활을 그리스도인으로서 기쁘게 생활하는데 큰 도움이 되곤 하였습니다. 성소국 홈페이지에 상담 글을 남기면 답변도 주시며 휴가 내어 종종 성소국에 방문하면 차 한 잔 주시면서 상담해 주시던 국장 신부님, 그리고 예비신학교에서도 함께 용기에 불어 넣어 주시던 가브리엘 신부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제 인생에서 그리스도를 전해주심과 동시에 거룩한 부르심에 대한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해주셨던 신부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 곧 부제 서품을 받게 되면 성직자가 되는데 더욱 기쁜 마음으로 직무에 충실하고, 사제직을 향해 더욱 기쁘게 나아가겠습니다. 신부님께서 지금 미국 댈러스 한인 성당에서 사목하시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먼 곳에서 늘 건강과 기쁨, 은총 가득해지시길 기도드리며 저도 더욱 기쁘게 정진하고 있겠습니다. 한국은 설날이네요!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족한 제가 젊은 군인에게는 마른 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사람을 창조하셔서 이 세상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작동이 잘되지 않듯이 하느님을 닮은 사람에게도 사탄이라는 바이러스가 들어왔습니다. 그 바이러스는 하느님을 닮은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고, 전쟁과 폭력으로 하느님이 창조한 세상을 파괴하고, 타락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물의 심판으로 병든 세상을, 타락한 세상을 다시 회복시키려 하셨습니다.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도록 하셨고 물의 심판이 끝난 후에 하느님께서는 노아에게 새로운 세상을 맡겨 주셨습니다. 40일 동안 방주에 있던 노아는 넓은 세상이 그리웠습니다. 40일이 지난 후에 노아는 방주의 뚜껑을 열고 까마귀를 날려 보냈습니다. 까마귀는 물밖에 없는 곳을 한참이나 날다가 돌아왔습니다. 노아는 이번에는 비둘기를 날려 보냈습니다. 비둘기는 올리브 잎을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노아는 이제 물이 빠지고 땅이 조금씩 드러난 것을 알았습니다. 노아는 다시 비둘기를 날려 보냈고, 비둘기는 이제 마른 땅에 머물며 배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비둘기에게 마른 땅은 새로운 삶의 보금자리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심판하는 방법을 포기하셨습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박탈하지도 않으셨습니다. 대신에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방법을 찾으셨습니다. 그것은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시는 것입니다. 외아들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거룩함과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세상을 말씀하셨습니다. 전쟁, 폭력, 정복으로 이루어지는 평화가 아닌 나눔, 희생,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참된 평화를 말씀하셨습니다. 성공, 명예, 권력으로 이루어지는 행복이 아닌 자비, 인내,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행복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이미 하느님의 나라를 체험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밀과 가라지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의 죄와 인간의 잘못 때문에 세상을 심판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가라지를 뽑으려다가 밀을 뽑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밀과 가라지는 품종이 다른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가라지의 모습일지라도 뉘우치고 회개하면 밀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밀의 모습일지라도 악의 유혹에 빠지면 가라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옹기장이와 진흙의 비유를 이야기합니다.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은 무엇이 될지 모릅니다. 다만 옹기장이의 뜻에 따라서 화병도 되고, 그릇도 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화병이든, 그릇이든 쓰임새에 맞게 사용되면 됩니다. 주어진 나의 삶에 감사한다면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셨고, 소경은 이제 새로운 세상을 보았습니다. 욕망과 교만으로 닫혀있는 우리의 눈을 순명과 겸손으로 새롭게 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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