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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간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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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사제로 지내면서 감사할 일이 많습니다. 음식을 직접 만드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지만, 교우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실 때가 있습니다. 음식 담은 그릇을 깨끗하게 설거지해서 드리는 걸로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가끔 주류를 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미사 때 목소리가 조금 갈라지면 생강차를 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세탁소 하시는 분은 언제든지 옷을 가져오면 드라이클리닝을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가 어쩌면 제게 딱 맞는 노래 같습니다. 신문사에 있을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과분한 사랑입니다. 사제를 위하는 마음은 한국 공동체가 각별한 것 같습니다. 한국 교회는 박해의 시간을 사제와 교우들이 함께 견디어냈습니다. 교우들은 사제들을 모시고 공소로 다녔고, 공소에서는 사제들을 위해서 음식을 마련했습니다. 사제가 다른 공소로 이동할 때면, 교우들이 모두 문밖으로 나와서 눈물로 이별했다고 합니다. 교회를 위해서, 교우를 위해서 기꺼이 순교의 영광을 받아들였던 사제들이 뿌린 씨앗이 열매 맺고 있습니다. 고령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하고 싶습니다. 교황님은 관절이 나빠지셔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폐렴이 있어서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저는 태어나서 5분의 교황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를 개최했던 요한 23세 교황님. 이스라엘을 방문하였고 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무리했던 바오로 6세 교황님. 한국을 2번이나 방문하셨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전통과 교리를 지키려고 하셨던 베네딕토 16세 교황님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입니다. 4분의 교황님은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로 천상에서 빛나는 신앙의 별이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대해서 저는 3가지 아름다운 기억이 있습니다. 방명록입니다. 2014년 교황님은 124위 복자 시복을 위해서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교황님은 방명록에 이름을 적었는데 아주 작은 글씨로 구석에다 적었습니다. 교황님의 겸손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방입니다. 교황님의 가방은 30년은 넘어 보였습니다. 낡은 가방에서 교황님의 검소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입니다. 교황님은 본인이 타실 자동차를 ‘쏘울’로 정했습니다. 소형차를 선택하신 교황님에게서 소박함을 보았습니다. 교황님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한 사람은 물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아서 푸른 열매를 맺고, 하는 일마다 잘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것을 따르고, 욕심을 따라 사는 사람은 하느님과 멀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늘의 복음은 신앙인의 역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가난한 이들, 병든 이들, 외로운 이들, 굶주린 이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자는 가난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회는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것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어 주는 필요한 요소이지만, 충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교회에 다니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 형제들의 발을 씻겨 주는 것입니다. 이런 사랑의 실천이 함께 할 때, 우리는 교회를 통해서 구원받을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을 다 채우는 것입니다. 자유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는 것입니다. “나는 사람마다 제 길에 따라, 제 행실의 결과에 따라 갚는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