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나는 생명의 빵이다” 예닮의 여정

스크랩 인쇄

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25-05-06 ㅣ No.181996

2025.5.6.부활 제3주간 화요일                                                          

 

사도7,51-8,1ㄱ 요한6,30-35

 

 

“나는 생명의 빵이다”

예닮의 여정

 

 

프랑스의 대신학자 '앙리 드 뤼박'(S.J,1801-1890)은 그리스도교 신앙 진리의 역설적 특징을 신학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그리스도교 역설의 신비는 비이성적이라기 보는 초이성적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자체가 역설이며 인간자체가 역설이고 교회자체가 역설입니다. 아니 우리 삶자체가 역설로 가득합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참내가 된다는 것 역시 기막힌 역설의 진리입니다. 

 

엊그제 25년전 ‘성요셉’ 시화詩畫를 많은 지인들과 나눈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이때쯤이면 여전히 수도원 주차장앞 성요셉상 주변에는 연산홍이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말없이 고요해도

 가슴은

 타오르는 불이다

 

 성 요셉상 옆

 붉게 

 타오르는 연산홍!”<2000.5.10.>

 

답글이 재미있습니다. “아, 성 요셉상이군요. 너무 인자해보여서 성모님인줄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또 하나 답글과 나눈 제 의견도 나눕니다.

 

“처음에는 성모상인줄 알고 갈때마다 마니피캇을 불러 드렸는데 성요셉상이라고 하셔서 한참 웃었습니다.”

“부부가 닮다보니 요셉과 마리아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 그렇구나’를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저희는 생각지도 못한 묵상을 이렇게 복되게 표현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날로 사랑이 깊어가는 부부들 얼굴을 보노라면 서로 닮았다는 사실에 감탄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역설중의 역설이 예수님을 믿는 공동체 형제들이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참나가 된다는 진리입니다. 하느님을 꼭 닮은 예수님의 참얼굴이듯 예수님을 닮아가는 제각각 고유의 내얼굴입니다. 예수님은 누구입니까? 오늘 복음이 명쾌히 밝힙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 준 이는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이에 대한 복음의 군중을 대변한 다음의 청이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의 간청이 됩니다.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

 

그대로 예수님께 생명의 물을 청하던 요한복음 4장의 사마리아 여인의 청을 닮았습니다. 사실 이런 우리의 간청에 응답해 주님은 날마다 미사때 마다 일용할 양식인 생명의 빵, 성체를 우리들에게 나눠주십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장엄한 절정의 말씀이 예수님의 신원을 명쾌히 밝혀 줍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I AM the bread of life)’, 탈출기에서 모세에게 계시된 하느님의 이름이 “나다(I AM)”입니다. 바로 하느님을 닮은 신적존재인 예수님의 신원을 밝히는 말마디입니다. 참으로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중 생명의 빵인 주님의 성체를 온마음, 온사랑, 온믿음으로 모심으로 날로 주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중의 우리들입니다.

 

우리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배고픔과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은 늘 단 하나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과 하나되는 길뿐입니다. 이런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에 결정적 모범이 오늘 사도행전의 성 스테파노입니다. 무엇보다 순교중 감동적인 임종어가 그대로 주님을 닮았습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계속되는 무지에 눈먼 인간의 불행한 현실입니다. 예수님처럼 스테파노도 무지한 사람들에 의해 순교의 죽음을 당합니다. 참 오묘한 섭리가 스테파노의 순교 현장에 미래 주님의 일꾼 사도 바오로가 될 사울을 예비했다는 사실입니다. ‘순교자들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는 테르툴리아노 교부의 진리가 입증되는 장면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 삶의 여정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고유의 참나가 되어가는 역설적 진리를 깨닫게 합니다. 생명의 빵, 예수님을 모시는 형제들 하나하나의 얼굴은 그대로 형제의 참얼굴이자 예수님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끝으로 영국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성 존 헨리 뉴먼 추기경(1801-1890)’의 기도를 나눕니다.

 

“사랑하는 예수님,

제가 가는 곳마다 당신의 향기를 퍼뜨리도록 도와주소서.

제 영혼에 당신의 영과 생명으로 가득차게 하소서.

제 존재 전체를 온전히 관통하여 소유하시어

제 삶 전체가 당신의 빛으로 가득 차게 해 주소서.

저를 통해 빛나시고 제 안에 거하셔서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제 안에 당신의 임재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소서.

그들이 저를 보고

저뿐만 아니라 예수님도 보게 해 주소서.”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7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