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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배움과 섬김의 여정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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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5.15.목요일 성 파코미오 아빠스(297-347) 기념일 스승의 날, 세종대왕 탄신일(1397.5.15.-1450.4.8.)
사도13,13-25 요한13,16-20
배움과 섬김의 여정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자 주 예수님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리라. 내 입으로 그 진실하심을 대대에 전하리라.”(시편89,2)
오늘은 스승의 날이자 세종대왕 626돌 탄신일입니다. 올해부터 세종대왕 탄신일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여러 문화행사가 펼쳐집니다. 또 공주수도승의 아버지라 일컫는 이집트의 ‘성 파코미오 아빠스 기념일’이며, 요셉 수도원의 최종근 파코미오 원장 신부의 영명축일이기도 합니다.
5월 성모성월, 부활시기에 맞이하는 참으로 경사스런 날입니다. 얼마전 스승의 날을 앞두고 수도원을 방문하여 옛 제자들이 불러줬던 스승의 날 노래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입니다. ‘스승’대신 영원한 스승이자 주님이신 ‘예수님’을 넣어 불러도 잘 어울리는 노래 가사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스승에 대한 가르침도 좋은 도움이 됩니다.
“참된 스승은 제자를 통해 다시 배운다. 고전의 가르침을 통해 제자와 스승은 함께 자란다.”<다산>
저는 스승이 없다 탄식하지 않습니다. 인류역사상 보고 배울 스승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오늘 기념하는 성 파코미오 아빠스도, 세종대왕도 배울 스승이요, 제 수도공동체는 물론 주변에서 보고 배울 스승은 참 많습니다. 다산 정약용 역시 참 좋은 스승이 됩니다. 평생 보고 배워야 할 배움의 여정중에 있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갈망, 배움에 대한 사랑은 수도자는 물론 영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기본적 필수 조건입니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게 되니(온고지신;溫故知新) 스승은 할만하다.”<논어>
역시 참 스승 공자다운 말씀입니다. 오늘 세종대왕 탄신일을 맞이하여 시간되는 대로 세종대왕 평전을 다시 대략 읽어 보려합니다. 평전 뒷 표지에 소개된 글도 좋았습니다.
“무엇이 세종의 진실인가? 세종은 비굴한 사대주의자도 아니고, 배타적 민족주의자도 아니다. 국제주의와 민족주의를 배합시킨 그 중간에 그의 정체성이 자리잡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의 민족적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와 개방적인 자세로 교류하여 공동번영을 꿈꾼 이상주의자이면서 현실주의자, 바로 그 자리에 그는 우뚝하게 서있다.”
민족의 스승이라 해도 손색이 없으며 오늘날 같은 혼돈의 시대, 이런 스승같은 지도자가, 대통령이 출현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듭니다. 세종의 업적중 제일은 아마도 애민사상(愛民思想)의 결정체인 한글창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세종의 사람됨에 대한 조선왕조실록의 세종편에 나오는 내용도 스승됨에 부족함이 없다 생각됩니다.
“영민하고 총명했으며 강인하고 과감했다. 무거우며 굳세었고 점잖고 두터웠다. 크고 너그러웠으며 어질고 사랑이 많았다. 공손하고 검소하며 효도하고 우애함은 태어날 때부터 그러했다.”
예수님의 제자로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세종대왕입니다. 참고로 저는 전주이씨 ‘영해군’파 18대손에 속하는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영해군에 관한 간략한 소개도 좋았고 스승처럼 생각되어 나눕니다.
“세종대왕의 9남이며 어머니는 신빈 청주김씨이다. 어렸을 때부터 너그러웠고, 자라면서는 덕의와 절의가 있어 스승과 공부할 때는 화려함을 기뻐하지 않았다. 후손들에게 관인대도(寬仁大度;마음이 너그럽고 인자하며 도량이 큼)와 검소질박(儉素質朴;수수하고 꾸미지 않음)의 본을 보여 주었다.”
정말 매력적인 인품입니다. 부친인 세종대왕은 물론 주위의 훌륭한 스승들에게 보고 배웠음이 분명한 스승이자 어른인 영해군입니다. 참으로 주변에는 보고 배워야 할 스승이 무궁무진합니다. 평생 ‘배움의 여정’에 항구함이 인간의 본분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매일 강론 역시 공부하는 마음으로, 배우는 마음으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씁니다. 배움을 좋아한 호학(好學)의 공자도 좋은 모범이 됩니다. 그러나 스승중의 스승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바로 이 앞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다음 예수님의 말씀에 답이 있습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것처럼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한마디로 스승이자 주님인 예수님을 닮아 섬김의 사랑 실천에 항구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 제자들의 특징은 배움과 섬김 두 말마디로 요약됨을 봅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은혜롭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은 물론 이웃 누구나 다정하고 친절히 환대하는 이는 자신은 물론 하느님을 환대하는 것이라는 놀라운 진리를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환대를 추가하여 “배움-섬김-환대”로 요약되는 주님의 제자다운 삶이겠습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예수님은 물론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의 사도 바오로입니다. 바오로의 눈부신 치열한 선교활동은 그대로 주님 사랑과 섬김의 표현입니다. 회당에서 우선 동포인 유다인 신자들에게 설교한후 스승이자 구원자 예수님을 결론으로 나눕니다.
“이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대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이스라엘에 보내셨습니다. 요한이 다음처럼 고백한 그분 예수님입니다.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참으로 멋진 겸손한 제자, 세례자 요한입니다. 참으로 훌륭한 제자일 때 주님을 닮아 훌륭한 스승도 될 수 있겠습니다. 좋은 제자이자 스승으로서의 자질에 겸손을 추가하여 “배움-섬김-환대-겸손”의 수행자와 구도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배움과 섬김, 환대와 겸손'의 제자되어 살게 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