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마태 5,45)
요즘 같은 세상 속에서
'원수를 사랑하라. 박해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
이런 말씀을 듣는 것이 때로는 참 버겁습니다.
거짓과 위선이 정치와 권력의 이름으로 당당히 말해질 때..
나는 책상을 엎어버리고 싶을 만큼
내면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나를 다시 멈추게 합니다.
"너는 누구의 자녀인가?"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세상의 방식이 아닌, 하느님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단죄하거나 파괴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되 사랑으로 말하는 것..
기도는 악을 묵인하라는 것이 아니라,
악을 닮지 않도록 내 영혼을 지키는 길입니다.
박해자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그도 회복되기를 바라는 하느님의 마음에 나도 동참하는 일입니다.
세상은 여전히 정의를 '처벌과 응징'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려 합니다.
그러나 나는 회복적 정의의 실현하고 싶습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정의는 자비로 완성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무기력한 이상이 아니라,
오늘의 나에게 가능한 작고 구체적인 선택입니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내가 소비하는 것
내가 지지하는 말
내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서
정의와 정직을 선택하는 작고 구체적인 실현이 가능합니다.
세상이 위선으로 가득할 때,
진실하고 일관된 '작은 존재' 하나가 가진 힘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침묵할 때는 침묵하고
말할 때는 사랑으로 말함으로써
세상의 정의가 흔들려도
내 존재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삶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빗방울 하나』
비가 내렸습니다.
우리 동네엔 많이 올 줄 알았는데, 몇 방울만 떨어졌습니다.
그런데도 풀잎은 그 몇 방울에도 웃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빗방울도 충분히 의미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는 세상을 뒤흔들 만큼 거창하지 않더라도,
작고 외로운 빗방울 하나가
땅을 적시고, 씨앗을 깨우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노래합니다.
진실과 정의라는 큰 가치를 향한
작지만 분명한 선택은
결국 또 다른 빗방울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