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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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원수 사랑, 가능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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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5-06-17 ㅣ No.182893

 

한 아이가 저희 집에 왔었는데, 부모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정말이지 웬수가 따로 없었습니다. 얼마나 힘든지 부모님과 온 가족이 매일 울고 지냈습니다. 그래도 제가 그랬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선물이 아직 제대로 가공이 안 되서 그런가 봅니다. 이런 애들이 대체로 대기만성형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 잘 견디시면, 이 아이 정말 크게 될 것입니다. 이 아이는 머지않아 가문의 대들보가 될 것입니다.”

나름 위로를 드린다고 그런 희망의 말씀을 드리지만, 별 도움 안 되는 제 말에 그냥 웃어넘기는 분위기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성령의 바람이 한번 휘몰아치면 사람 바뀌는 것 순식간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 말씀처럼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끝까지 희망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어려운 원수 사랑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주님께서 그토록 간절히 원하시는 원수 사랑, 시도는 한번 해보셨나요? 쉽던가요? 어렵던가요? 그런데 그 웬수가 저 멀리 시드니나 런던에 있으면 어떻게 한번 해볼 텐데, 너무 가까이 있다 보니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도 여러 번 시도해봤습니다만, 의미 없는 노력,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 우리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 원수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 순교자들이 그 혹독한 박해의 순간을 잘 넘기고 놀라운 순교의 영예를 누리게 된 가장 큰 비결이 무엇인지 묵상해봅니다. 그 비결은 인간의 힘에 있지 않고 주님 현존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음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매 순간 주님의 현존을 놓치지 않고 그분 안에 지속적으로 머무는 것은 절대로 거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 역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비결은 일상의 작은 기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대별로 이루어지는 성무일도, 삼종기도, 식사 전후 기도를 충실하게 하는 것, 특히 틈틈이 수시로 바치는 묵주기도는 주님 현존 안에 살아가기 위한 더없이 좋은 도구일 것입니다.

우리의 하루 일정을 촘촘하게 기도로 짜고 또 짤 때, 우리는 하루 온 종일 하느님 현존 안에 머물게 되고, 그런 상태에서만이 순교가 가능하고, 그때 원수 사랑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원수 사랑은 이 시대 또 다른 순교입니다. 그냥 맨정신으로는 원수 사랑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기도 속에는 기적이 가능합니다. 매일 매 순간 우리 손에 묵주를 쥐고, 하루 온 종일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일생을 정성껏 묵상할 때, 우리는 하루 온 종일을 주님 현존 속에 머물게 되고, 그때 또 다른 순교인 원수 사랑이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수시로 주님께 쏘아 올리는 화살기도 역시 주님 현존을 우리 매일의 삶속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불러오고 연장시키는 탁월한 도구입니다.

순교자들은 혹독한 고통과 죽음의 위협 앞에 끊임없이 묵주를 돌리면서, 수시로 화살기도를 쏘아 올리면서 주님께서 자신들의 삶 속에 굳건히 현존하심을 기억했습니다. 그 결과가 영예로운 순교였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2025년 6월 17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_조명연 신부님 

 

지금까지 반백 년도 훨씬 넘게 살았습니다.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 같은데, 제 나이를 돌아보니 이제 좀 연식이 되었구나 싶습니다. 신학생 때, 교수 신부님의 은경축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제 생활을 25년이나 하셨다니 ‘정말로 오랜 시간을 사제로 사셨구나.’라고 생각했고, 이제 할아버지 신부님이라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때의 신부님보다 나이가 더 많은 것입니다.

 

저 역시 객관적으로 볼 때 늙은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결코 피부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너무나 다행스럽다고 생각되는 부분인데, 저 혼자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 즉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도 같이 나이를 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새해가 되어 나이 한 살 더 먹었다고 한 살 더 많은 형과 동갑이 되는 줄 알고 반말했다가 혼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일까요? 저만 홀로 나이를 먹는다면 정말로 끔찍할 것입니다.

 

함께할 이웃이 있기에 나이를 먹어도 괜찮았습니다. 그들도 나이를 먹고, 이런 그들과 함께하면서 늙음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젊게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무한대의 시간 안에 계신 주님과 함께하면 어떨까요? 더 젊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분명히 주님의 뜻을 따르면서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는 미워하여라.’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마태 5,43)라고 말씀하십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레위 19,18의 율법입니다. 그런데 사실 ‘원수를 미워하여라.’는 구절은 율법에 없습니다. 이는 비공식 관행으로 이방인, 죄인, 로마인 등에 대한 적대감을 반영한 표현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진짜 하느님의 뜻을 밝혀주십니다. 즉,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악인에게도 또 선인에게도 해와 비를 내려주시는 것처럼, 하느님의 사랑은 조건 없이 주어진다고 하십니다. 우리도 이렇게 살아야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의 대상을 계속해서 선별하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함께할 이웃이고, 나를 더 잘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이웃인데도 사랑의 대상에서 제외하곤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조건 없는 사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도 그 사랑을 따르고, 또 그 사랑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더 젊게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좋은 일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 나쁜 일을 생각하면 나쁜 일이 생긴다. 여러분이 온종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 바로 그것이다(조셉 머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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