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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간 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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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3중의 방공망을 자랑하였습니다. 이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포탄이나 단거리 로켓 등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 돔(Iron Dome)’입니다. 이스라엘 방위산업체 라파엘이 개발해 2011년 실전 배치됐습니다. 이보다 넓은 영역을 방어하는 시스템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개발해 2017년 도입한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로, 중장거리 미사일과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드론 공격을 막습니다.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의 최상단엔 더욱 멀리서 오는 미사일 등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애로(Arrow·화살)’가 있습니다. 이란·이라크 등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이 커지자 1980년대 중반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이 애로 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 미 보잉사가 공동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1994년부터 개발한 더 가볍고 빠른 ‘애로-2′를 2000년대 들어 실전 배치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런 자체 방공망의 성능을 믿고, 지난 6월 13일 이란을 공격했습니다. 명분은 이란이 자체 핵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의심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이란은 미국과 핵 협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을 믿지 못하였고, 이란의 핵 시설과 핵 과학자 그리고 군부의 지도자를 죽였습니다. 이란은 주권 국가로서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대응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였습니다. 완벽할 것 같았던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다윗의 돌팔매, 애로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다 막아내지 못하였습니다.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이스라엘은 더 강력한 방법으로 이란을 공격하였고, 이란 역시 맞대응하였습니다. 아이언 돔, 다윗의 돌팔매, 애로는 이스라엘에 평화를 주는 ’표징‘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에 평화를 주는 표징은 미사일과 방공망이 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에 평화를 주고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은 상호 신뢰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방어 없는 이스라엘을 봅니다. 무기 하나 없이, 앞에는 바다가 가로막고 뒤에는 이집트 군대가 쫓아오는 상황입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끝입니다. 파라오는 많은 군인과 무기를 가지고 이스라엘 백성을 쫓아갔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아무런 무기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파라오의 군대가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큰 표징을 보여주셨습니다. 모세가 팔을 벌려 하느님께 청할 때 큰 바다가 갈라졌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땅을 밟고 바다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방공망도 없었고, 이집트의 군대와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도 없었지만,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파라오의 군대로부터 지켜 주셨습니다. 진정한 표징은 병거와 군인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신뢰가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어 주는 표징이었습니다. 인문학자 한병철은 『피로사회』라는 책에서 현대 사회가 ‘불신의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뢰보다 감시와 통제가 우선되고, 관계보다 시스템이 강조되며, 평화보다 안전이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한다.”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기적이 아니라 요나의 표징, 즉 회개와 부활을 말씀하십니다. 믿음이란 눈앞의 증거가 아니라 마음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평화는 드론이나 미사일이 아닌, 서로를 향한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참된 방어는 최신 무기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의 울타리 안에 놓여 있습니다. 바다 앞에서 떨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잠자코 서서 주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이루실 구원을 보아라.” 오늘 하루, 우리도 주님의 뜻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불안한 세상에서 더 튼튼한 울타리를 찾기보다, 하느님 안에서 마음의 평화를 먼저 찾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주님의 은총을 인자하게 더해 주시어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언제나 깨어 주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