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8일 (일)
(녹) 연중 제26주일(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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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파스카의 주님 <파스카의 여정, 파스카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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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25-09-27 ㅣ No.185122

2025.9.27.토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1581-1660) 기념일 

 

 

즈카2,5ㄴ-2,9 루카9,43ㄴ-45

 

 

파스카의 주님

<파스카의 여정, 파스카의 기쁨>

“기뻐하며 즐거워하여라”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

 주님은 우리를 지켜 주시리라.”(예레31,10ㄹ)

 

요즘 수도원 경내에는 두 야생화 들꽃의 전성시대입니다. 유홍초와 달개비인데 거의 주목받지 못할정도로 참 작고 미미해 보입니다. 매일 새롭게 폈다지는 하루살이 들꽃들이요 곱고도 영롱하기가 밤하늘 별들같습니다. 저는 일명 <파스카의 꽃>이라 부릅니다. 하늘의 별들과 땅의 꽃들하면 떠오르는 <땅의 행복>이란 짧은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땅의 행복은

 밤마다 누워 하늘 바라보며

 별들 

 가득 담아 두었다가

 꽃들로

 피어내는 것이다”<2001.8.20.>

 

땅의 행복이라지만 <파스카의 행복>으로 읽어도 그대로 통한다 싶습니다. 엊그제 지인에게 가장 아름다운 곳 소개해드리고 싶다며 안내한 곳이 수도원 하늘길이 끝나면서 십자가의 길이 시작되는 모서리 소나무밭 그늘진 곳, 달개비꽃밭이었습니다. 이어 28년전 <달개비꽃> 시를 감상했습니다.

 

“오! 

 하느님이 밤사이

 쏟아 놓은 남보랏빛 생명의 보석들

 아주 낮은 그늘 속에 있어

 잘 눈에 띄지 않는 생명의 보석들

 아무도 

 주워가지 않는 생명의 보석들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가져갈 수는 없는 생명의 보석들

 달개비꽃!”<1997.8.25.>

 

얼마전 써놓은 또 하나의 파스카의 꽃, 유홍초입니다. 많이 나눴지만 애착이 가는 시라 늘 읽어도 새롭습니다.

 

“‘영원히 사랑스러워’

 꽃말만으로 

 행복하다

 

 아무도 알아주지 보아주지 않아도

 하늘 사랑만으로

 행복하다

 

 해마다 거기 그 자리

 때되면 한나절 폈다지는 꽃이름도 예쁜

 유홍초 야생화

 

 사랑합니다 

 수줍게 고백하는 유홍초

 부끄러워 빨갛게 물들었네”<2025.9.19.>

 

어제에 이어 오늘 복음은 파스카의 주님은 두 번째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십니다. 얼마전 충격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연이어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니 제자들은 멘붕 상태에 빠졌을 것입니다. 

 

첫째 수난과 부활의 예고후엔 산에서의 변모체험과 어떤 아이에게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주심으로 제자들의 사기를 북돋아 용기백배 힘을 주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수난과 부활 예고를 하신 것입니다. 얼마나 중요한 <파스카의 사건>인지 깊이 각인시코자 하셨음이 분명합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 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으니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은총으로 주님 부활을 체험해야 깨달을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신비>였던 것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영성이 있다면 ‘파스카의 영성’뿐이요, 파스카의 주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주님과 함께 파스카의 기쁨 중에 ‘늘 새롭게 시작하는’, 참으로 탄력좋은 파스카의 여정을 살아가는 믿는 이들입니다. 즈카르야 예언자의 셋째 환상이 참 고무적이요 파스카의 주님의 은총을 미리 보여 주는 듯 합니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예루살렘을 둘러싼, 불벽이 되고, 그 한가운데에 머무르는 영광이 되어 주리라. 딸 시온아, 기뻐하며 즐거워하여라. 정녕 내가 이제 가서, 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그날에 많은 민족이 주님과 결합하여,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 한가운데에 머무르리라.”

 

얼마나 은혜로운 말씀인지요! 이 거룩한 미사전례를 통해 파스카의 주님의 은총으로 실현되고 있지 않습니까? 딸 시온이 상징하는 바, 파스카의 주님을 믿는 우리들이요, 언젠가의 그날은 바로 오늘이 됩니다. 

 

바로 이런 파스카의 주님과 함께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기쁨, 파스카의 여정을 살았던 가톨릭교회의 성인들이요, 오늘 기념하는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입니다. 성인이 살았던 시대는 30년 전쟁과 계몽주의와 과학혁명이 사회전반에 영향을 끼친 격변의 시대였습니다. 성인은 프랑스의 가난한 농부의 육남매중 셋째로 태어날 때부터 가난에 익숙했고 평생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며 이들의 복지에 온힘을 다했습니다. 

 

성인은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제자가 되어 어렵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활동을 더욱 넓혀갑니다. 가난한 지역의 본당신부가 되어 본당의 ‘애덕회’와 귀족 부인들을 중심으로 ‘애덕부인회’,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 ‘선교사제회(라자로회)’를 설립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고 고아원을 운영하는 활동을 펼치다가 수녀회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루이즈 드 마리악 성녀를 초대 원장으로 ‘애덕수녀회’를 설립하여 오늘의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인은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덜고 가난하게 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일생을 바쳤습니다. 성인은 진정한 신앙은 복음을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과 일치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660년에 79세에 선종한 빈첸시오 사제는 1737년에 시성되고 1885년 교황 레오 13세는 그를 모든 자선사업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성인의 영성을 실천하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사랑의 씨튼 수녀회’,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와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가 서로 연대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파스카의 주님을 성인을 통해 활동하심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파스카의 주님과 함께 파스카의 여정에 충실함으로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는 너희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

 근심에 찼던 마음을 위로해 즐겁게 하리라.”(예레31,13ㄴ).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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