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2일 (수)
(녹)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스크랩 인쇄

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0-21 ㅣ No.185734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루카 12,35-38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믿고 따르는 제자의 모습을 깨어있는 자세로 주인을 기다리는 종에 빗대어 설명하십니다. 주인이 밤 늦게까지 계속되는 혼인잔치에 참여했다가 모두가 잠든 새벽 한밤중에나 집에 돌아오더라도, 그가 문을 두드리자마자 곧바로 열어줄 수 있도록 준비하며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충실히 지켜야 하지요.

 

첫번째는 ‘허리에 띠를 매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주인을 기다리는 외적인 자세를 가리킵니다. 이집트에서 탈출하기 전 날 밤 이스라엘 백성들이 저녁 식사를 할 때에, 언제든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허리에는 띠를 매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있었던 것처럼, 주님께서 부르시면 언제든 그분 뒤를 따라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라는 뜻이지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입는 겉옷은 위에서 아래로 통으로 되어 있기에 허리에 띠를 단단히 묶어 고정하지 않으면 옷이 걸리적거려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허리에 띠를 묶어 옷을 몸에 단단히 고정시킴으로써 주님께서 원하시면 언제든 그분 뜻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자세를 갖추고 있으라는 겁니다.

 

두번째는 ‘등불을 켜놓고’ 있는 것입니다. 깜깜한 밤에 돌아오는 주인이 멀리서도 그 빛을 보고 집을 제대로 찾아오도록, 중간에 발을 헛디뎌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밝은 빛을 켜두라는 것이지요. 이는 또한 영혼의 준비상태를 가리킵니다. 등불이 밝게 빛나듯, 주님께서 우리 마음에 붙여주신 신앙의 불꽃이 활활 잘 타오르도록 관리하라는 겁니다. 그 불꽃이 계속 잘 타오르게 하려면 연료를 충분히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그 준비란 내가 평소에 주님 뜻에 따라 사랑과 자비를 충실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 두 가지 덕행이 나의 신앙생활에 기쁨이라는 연료를 계속 공급해줌으로써 주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의 불꽃이 계속 타오르게 만들어주지요.

 

세번째는 ‘깨어있는’ 것입니다. 이는 그저 잠들지 않은 상태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고된 세상살이에 지쳐 늦게까지 깨어있기가 힘들고 괴롭지만, 그 고통과 시련의 순간마저 주님께서 내 삶에 의미와 보람을 더해주시기 위한 배려임을 생각하며 기꺼이 깨어있는 것이지요. 그러면 언젠가 때가 되었을 때 나를 위한 주님의 깊은 뜻을 깨닫고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세 가지 사항을 충실히 지키며 깨어있다가 집에 도착한 주인을 맞이하게 된 종은 참으로 행복합니다. 자신이 애타게 기다리던 분을 만났기에 그 보람으로, 자신이 그분을 위해 무언가를 해드릴 수 있다는 기쁨으로 행복합니다. 그것이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참 행복이지요. 한편, 우리에게 오신 주님 또한 무척 행복합니다. 오직 당신을 위해 언제가 될 지 기약도 없는 날을 충실히 기다려준 우리 때문입니다. 그것도 의무나 강제가 아니라 당신을 향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 의지로 그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행복한 마음을 담아 우리를 위해 기쁨의 잔치를 마련해 주십니다. 그렇게 우리는 주님과 함께 그 잔치를 맘껏 즐기면 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4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