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2일 (토)
(홍)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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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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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11-21 ㅣ No.186426

가톨릭 성가 27번은 제목이 이 세상 덧없이입니다. 가사가 이렇습니다. “풀잎 끝에 맺혀진 이슬방울같이 이 세상의 모든 것 덧없이 지나네. 꽃들 피어 시들고 사람은 무덤에 변치 않을 분 홀로 천주뿐이로다. 출렁이는 바다의 물결 파도 같이 한결같지 못함은 사람의 맘이네. 어젯날의 우정도 변할 수 있으니 변치 않을 분 홀로 천주뿐이로다.” 성가를 들으면 이 세상의 욕심을 벗어버리게 되고, 성가를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기도 합니다. 연중 제33주간 평일 미사는 성가 27번의 내용을 다시 한번 묵상하게 합니다. 고난과 시련이 있어도, 억울한 죽음을 맞이할지라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있다면 하느님께서는 따뜻하게 맞아 주실 거라는 믿음입니다. 이 세상의 삶이 덧없이 흘러가지만,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있다면 하느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실 거라는 믿음입니다. 반면에 이 세상에서 부귀와 영화를 누렸어도, 많은 권세와 업적을 쌓았어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없다면 그 끝은 헛되고, 허망하다는 믿음입니다.

 

휴가 중에 ‘ME’ 모임에 함께 했던 부부를 만났습니다. 3년 전에 형제님은 몸이 아팠습니다. 하느님을 찾았고, 하느님을 위한 일을 열심히 하였는데 시련이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기도로 힘을 주었고, 하느님께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건강을 회복하였고, 조금은 늦은 나이지만 박사 학위를 위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성당 미사 복사를 하였던 아들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아들은 대학 입학시험을 마치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성당이었다고 합니다. 회사에 취직한 다음 처음 받은 월급에서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고 합니다. 그다음에 부모님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환하고 밝은 부부의 모습에서, 그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신앙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예쁜 꽃이 있으면 주변을 아름답게 하듯이, 참된 신앙인이 있으면 주변이 환하고 아름다워집니다. 명동 성당에는 명동 밥집이 있습니다. 하루에 천명 이상의 사람이 밥집을 찾는다고 합니다. 그 밥집은 전적으로 봉사자들에 의해서 운영된다고 합니다. 외롭고, 가난한 사람이 찾는 명동 밥집은, 그곳에서 봉사하는 사람이 있는 명동 밥집은 어쩌면 우리가 미리 보는 하느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예수님께 부활 이후의 삶에 대해서 질문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의 삶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차원의 삶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능력과 업적으로 제국을 세웠던 왕들도, 이름 없는 산골에서 피었다 지는 꽃처럼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던 사람도 부활 이후의 삶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러기에 능력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좀 더 겸손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감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우리 삶은 이 세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웃과 세상을 섬기는 삶을 살았다면, 자신이 걸어온 길을 성찰하는 삶을 살았다면 우리 모두 천상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성서에서 말하는 부활이란 말의 뜻은 단순히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일어서다. 다시 선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낡은 관습과 습관을 버리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것이 부활입니다.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죄의 상태에서 벗어나 잘못된 틀을 벗어버리고 사랑과 희망의 날개를 얻는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갈릴래아로 가라!’ 갈릴래아는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던 곳입니다. 절망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두려움에 떨고 있던 사람들에게 죽음은 죽음이 아니요, 십자가의 끝은 절망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예루살렘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이는 예수님을 박해하고 십자가에 못 박았던 사람들에 대한 용서입니다. 분노와 원망을 던져버리고, 화해와 용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몸의 변화가 부활이기도 하지만,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부활의 시작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믿으면 아나니, 그때 아는 것은 예전에 아는 것과는 다르다.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예전에 보는 것과는 다르다.” 하느님을 믿으면서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봅니다. 분노와 미움, 증오와 불만에서 사랑과 용서, 겸손과 친절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봅니다. 이것이 천상에서 우리가 살아갈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님, 세상은 덧없고 인간의 마음은 변하지만, 당신의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음을 믿습니다. 성녀 체칠리아처럼 세상의 유혹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고난 속에서도 찬미의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주님, 우리의 눈을 열어 부활의 빛을 보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어 미움 대신 사랑으로, 분노 대신 용서로 살아가게 하소서. 가난한 이웃을 향한 손길 속에서, 오늘도 우리 안에 당신의 평화를 심어 주시고, 삶의 끝에서 부활의 희망으로 다시 일어서게 하소서. 주님 안에서 살아가며 찬미의 노래를 멈추지 않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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