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7일 (일)
(자)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대림 제2주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12-06 ㅣ No.186697

휴가 중에 용인 성직자 묘지엘 다녀왔습니다. 지난 6월 동창 신부님이 하느님의 품으로 떠났고, 8월에는 존경하는 유경촌 주교님이 하느님의 품으로 떠났습니다. 한국에 있었으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11월 위령 성월이었습니다. 청명한 날에 먼저 떠난 사제들은 반갑게 저를 맞이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동창 신부님을 위해서 연도를 바치고 왔습니다. 라틴어 격언 중에 죽은 자가 산 자를 가르친다. (Mortui vivos docent)"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명예와 권력을 지녔어도, 많은 업적과 능력을 보였어도 죽음은 공평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니 채우려고 하기보다는 비우는 삶이 필요합니다. 이름 없는 들꽃처럼 남이 알아 주지 않았어도, 세상에 내세울 것이 없었어도 죽음은 공평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니 억울해할 것도 없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오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대림 제2주일입니다. 교회는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정했습니다. 세상은 공평을 이야기합니다. 공평은 능력과 실력에 따라서 대우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길가에 떨어진 씨, 자갈밭에 떨어진 씨,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는 제때 열매 맺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좋은 밭에 떨어진 씨는 30, 60, 100배의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좋은 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아 주어야 합니다. 지금의 자본주의와 국가 시스템은 공평한 삶의 원칙 위에서 세워졌습니다. 교회는 형평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을 닮은 사람은 인간의 품위와 품격을 보호받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원 일꾼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포도원의 주인은 아침부터 일한 사람에게도, 오후에 일한 사람에게도, 저녁에 일한 사람에게도 똑같은 품삯을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선한 사람에게도, 악한 사람에게도 똑같은 햇빛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형평의 원칙에 따라서 1인은 1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새싹이 나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암울하고 어두운 시대에 이사야 예언자는 놀라운 꿈을 이야기합니다. 이사이의 그루터기에 새싹이 돋을 것이고 그 싹이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하느님의 영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영은 아브라함에게 강한 믿음을 주어서 새로운 민족이 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영은 모세에게 놀라운 지도력을 주어서 파라오의 압제를 벗어나 이스라엘 백성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영은 지혜와 슬기의 영이며 경륜과 용맹의 영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영이 함께 하면 늑대가 어린양과 함께 놀고, 어린아이가 사자와 함께 놀 수 있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놀라운 꿈이고, 이것은 어떠한 과학과 기술로도 이룩할 수 없는 새로운 질서입니다.

 

하느님의 영을 받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거짓된 영들을 버려야 합니다. 무엇을 버려야 할까요? 나는 할 수 없다는 열등감을 버려야 합니다. 열등감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갈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을 닮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상처를 곪게 만드는 미움과 분노를 버려야 합니다.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이러한 행위를 회개라고 말하였습니다. 우리가 거짓된 영들을 버릴 수 있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영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변화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거짓된 영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광야에서 오랫동안 하느님의 영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늑대와 같았던 바오로 사도, 사자와 같았던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영을 받아들여서 순한 어린양과 같이 되었습니다. 과학과 기술은 새로운 기능의 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사람의 영혼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은 낡은 영혼을 새롭게 변화시켜 줍니다. 하느님의 영은 이웃의 아픔을 보듬고, 살아있는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이것이 바로 이사야 예언자가 보았던 꿈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지혜와 슬기, 경륜과 용맹의 영으로 꿈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영을 받을 수 있으며, 하느님의 영만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 희망을 간직하게 됩니다. 인내와 위로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뜻에 따라 서로 뜻을 같이하게 하시어, 한마음 한목소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기를 빕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4 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