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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마태 1,18-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의롭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그저 사회적으로 정해진 법과 규정을 잘 지킨다고 해서 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건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문제나 다툼 없이 어우러져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일 뿐, 그것을 잘 지킨다고 해서 의롭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을 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옳고 바른 것을 추구하며 어떤 대가나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의롭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이 옳고 바른지 그 기준이 시대에 따라, 문화에 따라, 사람에 따라 각자 다르다는 것입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이는 그르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내가 바르다고 여기며 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어긋난 것으로 보일 수 있지요. 그렇기에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이,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절대적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런 기준은 오직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으로부터 나오기에, 참으로 의로워지려면 먼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만 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요셉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뜻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즉시 실행함으로써 그분과 올바른 관계를 맺은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그저 머리로 옳다고 판단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게 확실해지면 순명으로 행동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약혼자인 마리아가 혼인해서 같이 살기도 전에 다른 이의 아이를 잉태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러기 위해 자기만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던 꿈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부부로써 누려야 할 모든 즐거움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자기 후손을 남기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마저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였기에 그분 뜻이 자신 안에서, 자신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습을 자기 눈으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구경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도록 돕는 ‘협력자’로써 말이지요.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을 것입니다. 왜 나만 모든 걸 포기한 채 이런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겪어야 하는지 몰라 억울하고, 하느님이 원망스럽기도 했겠지요. 하지만 요셉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그가 운이 없어서도 아니고 하느님께서 그를 미워하셔서도 아닙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즉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위해 준비하신 그 선한 계획이 실현되려고 그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이지요. 하느님의 뜻과 섭리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내가 살면서 겪는 모든 일은 그 결과에 따라 성공과 실패로 나뉘지만, 하느님의 기준으로 보면 그건 성공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며, 그저 그분 뜻이 이루어지는 과정일 뿐입니다. 나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 안에 하느님의 뜻과 섭리가 스며있음을 믿고 그것을 제대로 식별하며 따를 때, 우리 모두는 구세주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태어나시고 현존하시도록 돕는 구원의 협력자가 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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