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8일 (일)
(백)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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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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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2-27 ㅣ No.187070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요한 20,2-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오늘은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의 삶과 신앙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요한 사도가 다른 사도들과 구분되는 특징은 자신이 주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분명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인지 요한 사도가 저술했다고 여겨지는 복음서를 보면 유독 요한 사도만 그 이름 대신,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라는 특별한 호칭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자신만이 예수님으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교만이나 왜곡된 선민의식 때문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부족하고 죄많은 자신을 사랑해 주셨음을 기억하고 되새기기 위한 일종의 ‘자기 암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자기 암시를 바탕으로 주님께 받은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사랑의 계명을 더 충실히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겁니다.

 

식사 때마다 최대한 주님 가까이에 앉으려고 한 것도,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그분 곁을 지킨 것도, 주님께서 돌아가신 후 그분의 어머니를 자기 집으로 모셔서 보살핀 것도 다 그런 사랑의 일환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요한 사도의 모습이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지요. 첫째는 주님께서 무덤에 계시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분의 무덤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입니다. 이미 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이니 천천히 걸어가도 문제될 건 없습니다. 급하게 달려간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요한 사도는 부리나케 주님의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이, 그분의 시신이라도 온전히 지켜드리고 싶은 의지가 그의 마음을 재촉하여 달리게 만든 것이지요.

 

둘째는 주님의 무덤에 먼저 도착했음에도 그 상태를 확인할 우선권을 베드로에게 양보하는 모습입니다. 요한 사도가 먼저 도착했으니 곧바로 무덤에 들어갔어도 누가 그에게 뭐라고 할 리는 없습니다. 더구나 스스로가 주님으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는 존재라고 여겼다면 자기가 먼저 그분 무덤의 상태를 확인해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요한은 베드로를 먼저 들여보내고 나서 자기도 뒤따라 들어갑니다. 주님께서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신 베드로를 존중하는 모습입니다. 자기 목숨을 살리기 위해 주님을 배반했던 베드로지만 그를 비난하거나 단죄하지 않는 것이, 그를 ‘으뜸 제자’로 여기며 따르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고 믿었기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런 믿음을 존중과 사랑이라는 행동으로 드러낸 것이지요.

 

주님으로부터 너무나 큰 사랑을 받은 지금의 내 모습은 어떠합니까? 그분께 받은 사랑을 형제에 대한 진정한 용서로, 원수마저 사랑하는 큰 자비로 드러내고 있습니까? 그러지는 못할 망정 같은 믿음을 가진 형제의 허물과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며, ‘성당 다닌다는 사람이 뭐 저래?’라고 뒷담화나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과거 없는 성인 없고 미래 없는 죄인 없다”고 했습니다. 부족하고 약한 존재인 우리는 누구나 허물과 잘못을 안고 있고, 그럼에도불구하고 꾸준한 노력과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 그런 우리의 가능성을 믿어주시고 아낌 없이 사랑을 베풀어주시니, 그분께 그런 큰 사랑을 받는 만큼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도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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