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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다고 상대를 공격하면 지는 유식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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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석 [stephan47] 쪽지 캡슐

2008-08-04 ㅣ No.122664

 

무식하다고 상대를 공격하면 지는 유식한가?


예수회와 A라는 수도회의 이야기입니다. A라는 수도회에 소속된 수사 한분이 교황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교황님! 기도하면서 일하면 안 되겠습니까?” 교황님의 답변은 “안 된다.”였습니다. 같은 주제로 예수회 소속 수사 한분이 교황님께 이렇게 여쭈었습니다. “일하면서 기도하면 안되겠습니까?” 교황님의 답변은 “된다.”였습니다.


위에 소개된 사례는 예수회 신부님들께서 유별나게 생각이 깊으시다는 것을 인용하는 사례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두 수사님들이 교황님께 여쭌 내용은 사례 이용자들 모두 외견상으로는 같은 내용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혀 상반되는 내용으로 들립니다.


‘기도하면서 일한다.’는 강조의 중심이 일에 있고 ‘일하면서 기도한다.’는 기도에 악센트가 주어진듯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지 모두가 약속하고 통일시킨 객관적 해석은 아니어서 주관적인 판단에 머물러 있는 수준의 의견일 뿐, 다른 분들은 동의하지 않는 의견입니다.


우리 자유게시판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가끔 목격합니다. 어떤 이들은 다른 분들의 글을 읽고 주관적인 판단으로 남의 글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가톨릭에서는 성경과 성전을 모두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 어떤 주장의 글에서는 성전(聖傳)을 무시하는 오류들을 범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느 주장이 우리 가톨릭의 가르침에 합당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서 성경과 교리서만으로는 부족하다 하겠습니다.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개최된 공의회 문헌과 우리 가톨릭에서 전해내려 오는 성전의 고려없이 내려지는 판단은 경우에 따라 부적절한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 어떤 형제자매들의 열성적 판단과 선의의 비판은 믿음의 차원에서 박수를 보낼 만은 하나 때로는 판단에 오류가 존재하기도 하고, 마치 사도좌 법원에서 내리는 판결처럼 단정적이어서 의도하지 않는 역효과를 발하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올바른 지적을 하자면 성서를 많이 읽고 교리공부를 많이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겠습니다. 초대교회부터 전해내려 오는 방대한 양의 성전과 공의회 문헌들이 존재하고, 법의 해석방법에도 문리해석, 유추해석, 축소해석, 확대해석, 그리고 유권해석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서 다양한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참고문헌도 광범위하고 사본학(寫本學) 등 다양한 신학적 지식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면 우리들 문외한이 단정적 판결을 내리듯 결론을 내는 일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히 교회의 가르침의 경우에 더욱 그렇습니다. 거기에 상대를 무식하다고 공격하면서 하는 주장은 설득력 있는 방법도 아니고 가톨릭적인 방법도 아니어서 "지는 유식한가?"하는 반발만을 가져 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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