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삶, 별 되어 빛나리라" 故 선우경식 원장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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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자 [tjfgnl8801] 쪽지 캡슐

2008-04-24 ㅣ No.35676

 

"아름다운 삶, 별 되어 빛나리라"

故 선우경식 원장 영전에

 

아아, 선우경식 원장, 그렇게 훌훌히 떠나십니까?

연두 빛 새 잎이 녹음을 짙게 하고 산목련 희게 벙그는 아름다운 계절에

무엇이 아쉬워 그리도 총총히 떠나십니까?

아직도 우리 살고 있은 이 땅에는

가난하고 아프고 병든 이 넘치고,

억울하고 한 맺힌 응어리 가득한데,

그 아픔, 그 가난, 그 억울함을 누구더러 풀라하고

당신 홀로 먼길 떠나 돌아오지 않으시려는가요?

 

검은 옷 입은 수도자보다 경건하고,

부름 받은 성직자보다 신성하고,

눈물 많은 여인보다 더 순결한 영혼은

하느님도 바삐 불러 곁에 두고 싶으신가 봅니다.

더없이 낮아지고 아낌없이 비워내던 삶,

퍼주고 또 퍼주어도 샘솟던 사랑으로 몸바쳐 쓰러질까봐

이제 그만 쉬시라고 손잡아 줄러올리신

크신 뜻이 있으셨나 봅니다.

 

선우 원장!

당신이 운영하던 요셉의원이 있어

음습하고 침침한 골록이 어둡지 않았습니다.

선우 원장!

당신이 운영하던 요셉의원이 있어

헐벗고 외롭고 병든 나그네들이

쉬어가고, 먹고 가고, 웃고 갔습니다.

삶에 지치고, 사람들에게 업신여김 받던 이들이

당신을 만나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술 마시고 난폭하고 버림받던 사람들이

당신 만나서 마음의 평화와 미소를 배웠습니다.

 

선우 원장!

당신은 가난한 사람들을 가끔씩 도와주는 부자가 아니라

스스로 가난해져 가난한 사람들의 아픔을 겪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던 사람이었습니다.

희생 속에서 기쁨을 누리고,

 봉사 속에서 만족을 누리는 삶을 실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삶을 통해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고,

 그 삶을 통해 돌처럼 무딘 이웃의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내었습니다.

 

어두운 곳에 놓아두어도 촛불은 빛을 발하듯,

말없이 조용히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모여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요셉의원을 도왔습니다.

덮고 감추어도 향기는 번져나가듯

당신이 나서지 않아도 말없이 지켜보고

부끄러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살아서 행한 가장 큰 일은

병든 이를 고쳐주고 가난한 이의 눈들을 닦아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더 큰 일은 차갑게 얼어붙은 우리의 양심,

어둡고 그늘진 곳에 파묻어둔 우리의 사랑을 일깨워

세상을 따뜻하게 녹여낸 것이었습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

교회가 해야 할 일,

우리 동네가 해야 할 일을 아무도 하지 않을 때

당신이 말없이 뿌린 작은 씨앗 하나가

이제 줄기를 뻗고 가지를 뻗고 잎을 퍼트려

크나큰 그늘을 만들어 갑니다.

 

아름다운 벗 선우경신 원장!

당신의 못 다한 뜻을

남은 사람들이 이어가고,

당신의 아름다운 삶을

남은 사람들이 본받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벗 선우경식 원장!

지상에서 천국을 펼치셨으니

이제 하늘에서는 별 되어 빛나실 것입니다.

지상에서 가진 것 다 바치셨으니

이제 하늘에서는 별처럼 쉬실 것입니다.

영원한 평화와 완전하 자유가

당신의 것입니다.

 

2008년 4월 21일

조경환 토마스아퀴나스 (시인,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웃을 향한 사랑을 온 몸과 맘으로 보여준 당신
당신의 이름을 이젠 천사라고 불러 본니다
 당신이 보여준 숭고한 사랑과 정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 이 영혼을 받으소서 / 이종철 신부 곡

천주의 성인들이여 오소-서
주의 천사들이여 마주 오소-서
이 영혼을 부르신 그리스도여
이 영혼을 받아들여 주-소서

천사들이여,

이 영혼을 아브라함 품으로 데려 가-소-서.
주여 이 영혼을 받으소서
주여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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