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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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그 달콤함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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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osspaolo] 쪽지 캡슐

2001-03-04 ㅣ No.2052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아멘.>

 

주의기도를 할 때마다

우리는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한다.

과연 어떤 유혹을 우리는 겪고 있기에

그리고 그 유혹이 어떤 것이기에

주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가르치신 걸까?

 

주님 친히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셨으니,

당신의 체험에서 나온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주님께서 당하셨던 유혹의 본질이 무엇이었나 한번 묵상해 봄직 하겠다.

 

1) 음식의 유혹(식욕)

  주님께서는 40일을 주야로 단식하셨으니, 그 허기야 오죽했겠는가?

  지금 나흘째 단식을 하고 있는데, 허리가 무너져 내리고 머리가 땡기면서                               

  골치가  지끈지끈 아프다. 지금은 음식에 대한 유혹이 덜 한 편인데

  처음 단식을 시도해 볼 때에는 모든 음식이 나에게는 엄청난 유혹이었다.

  그래서 단식을 끝내고 보식을 잘 해야 하는데, 보식 기간이 그 유혹을  

  이겨내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보통 단식은 보식에서 승부가 난다고 한다.

  실제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 비운 상태는 아기의 뱃속과 같은 상태가 되는데

  곧바로 어른의 음식을 먹게 되면 아기는 탈이 나고 말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배고픈 자에게 음식의 유혹보다 더한 유혹은 없을 것이다.

  음식의 절제는 옛부터 수덕생활의 주요 주제였다.

  어떤 학자는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먹을 음식의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빨리 먹어치우고 빨리 죽을 수 있고, 소식하고 오래 살 수

  있다고도 한다.

  스님들도 소식은 기본이다.

  오늘날 음식의 영양가가 하도 높아서 사실 소식을 해도 충분히 영양섭취가

  되는데 식욕의 유혹을 못이겨서 과식을 하게 되어 비만형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 오늘부터 식욕의 유혹을 과감히 한번 떨쳐 버려보자.

  약간 부족할 정도로 먹는 음식 습관은 우리를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삶"에서 해방시켜 맑고 깨끗한 영혼을 유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리라. 식욕은 모든 욕심의 근원이다. 성욕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2. 재물욕

  사람은 먹고 살만하면 만족하는 존재가 아닌가 보다.

  먹고 살만 하면 입는 것(의), 잠자는 것(주)에 집착하게 된다.

  낙원의 원조들은 알몸으로도 행복했었는데, 갈수록 걸치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그만큼 인간의 본질적인 행복이 상처받고 있다는 증거일게다.

  잠자는 것도 동굴에서도 자고 아무데서나 잘 수 있었는데

  이제는 화려한 아파트, 러브 호텔 등이 판치고 있다는 것은

  소박한 잠자리에서의 행복을 더이상 누리고 있지 못한 인간의 피페화된

  가슴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머리둘 곳조차 없다"고 하셨다.

  여우도 굴이 있고 제비도 새끼두는 둥지가 있지만...

  입고, 먹고, 자는데 있어서의 소박함과 가난은

  참으로 인간이 원래의 모습대로 행복해 질 수 있는 용기이다.

  사순절 동안

  우리의 의식주 생활은 보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만들어보자!

 

3. 지배욕, 명예욕

  먹고 살고, 입고 자는 것이 충족되면

  그 다음으로 인간은 명예를 추구한다.

  그래서 돈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국회의원이다, 심지어 대통령이다

  한번 출마해 보려고 하는 것 같다.

  이제 기본적인 욕구가 다 충족되었으니

  다른 사람은 내 수하에 집어 넣고 부리고 싶다는 지배욕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이러한 욕심을

  <하느님을 시험하는 욕심!>이라고 규정하신다.

  우리 인간은 서로 똑같은 형제들일 뿐이다.

  누가 누구를 다스리고 지배한단 말인가?

  오히려 윗자리에 어쩔 수 없이 올라 있는 사람은 더 낮은 사람이 되고

  더 봉사하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가?

  윗 자리로 더 올라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만큼 더 섬기고 봉사할 자세가 되어 있단 말인가?

  사회생활 안에서 뿐만 아니라 교회생활 안에서도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리다툼을 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벌써 유혹에 빠져버렸으니...

 

자, 다시한번 주의기도를 바치자.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그리고 다시 이렇게 기도하자.

 

<우리를 위해 먼저 유혹을 받으신 주님,

우리로 하여금

소박한 음식으로 늘 만족하는 절제의 삶을 삶으로써

모든 욕심의 근원인 식욕에서 해방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주님, 우리로 하여금

좋은 옷과 좋은 집에 대한 욕심을 버리게 하시어

머리둘 곳조차 없으셨던 당신의 소박하고 가난함을 배움으로써

재물욕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주님, 우리로 하여금

남보다 윗자리에 있으려는 욕심, 남을 지배하려는 욕심을 없애주시어

당신처럼 다른 사람을 섬기는데 충실함으로써

달콤한 마귀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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