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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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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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08-06-07 ㅣ No.36754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6월 7일 연중 제9주간 토요일
 
 
 “Amen, I say to you, this poor widow put in more
than all the other contributors to the treasury.
For they have all contributed from their surplus wealth,
but she, from her poverty, has contributed all she had,
her whole livelihood.”
(Mk.12.43-44)
 
 
제1독서 티모테오 2서 4,1-8
복음 마르코 12,38-44
 
 
한 노부인이 집안일을 돌봐 줄 가정부를 고용했습니다. 노부인은 날마다 해 질 녘이면 돋보기 같은 안경을 쓰고서 가정부가 집 청소를 깨끗이 했는지 꼭 확인하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이번에도 노부인은 가정부가 가구를 걸레로 잘 닦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노부인의 눈에는 여전히 창문이며 가구 등이 모두 먼지 낀 듯 뿌옇게 보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무래도 가정부가 청소하는 시늉만 내는 것 같았습니다.

노부인은 며칠을 참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지요.

“아니, 내가 몸이 아파서 당신에게 청소를 부탁했는데, 왜 이렇게 집 안 물건을 깨끗이 안 닦는 거요? 내가 지금 나이 들었다고 먼지도 제대로 못 볼 줄 아는 거요? 창문도 뿌옇고 피아노 위에도 먼지가 잔뜩 쌓여 있잖소!”

가정부는 화난 노부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공손하게 말했습니다.

“제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혹시 지금 쓰고 계신 안경을 며칠째 닦지 않은 것은 아닌지요?”

노부인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안경을 벗어 살펴보았습니다. 가정부의 추측대로 정말 안경에 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지요. 노부인은 안경을 닦은 뒤 다시 집 안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모든 물건이 반짝반짝 빛이 날 정도로 깨끗하게 닦여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잘못은 잘 보지만 정작 자신의 잘못은 자세히 보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노부인처럼 먼지 낀 안경으로 타인을 바라보기 때문이지요. 안경에 묻은 먼지가 어쩌면 우리들이 안고 있는 편견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그러한 편견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일차적인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늘 상대방에게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에 대한 말씀을 하십니다. 사실 사람들은 겨우 렙톤 두 닢을 내는 가난한 과부를 우습게보았거든요. 그들 역시 편견과 부정적 생각으로 과부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나 큰 정성을 가지고서 봉헌하느냐라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강조하십니다.

편견과 부정적 생각으로 가득 찬 눈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그 보다는 사랑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갈 때, 먼 훗날 주님 앞에 나아가서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나의 입으로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내가 쓰고 있는 편견과 부정적인 생각은 무엇일까요? 그 안경을 벗어버리세요.




사랑의 잣나무(강민혜, ‘좋은생각’ 중에서)

대학교 2학년 때 일이다. 당시 나는 유아교육학과 학생으로 멋진 교사를 꿈꾸었다. 어느 날 교수님은 유아 미술 수업 시간에 아이들의 그림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셨다.

한 꼬마 아이가 있었다. 아버지는 계시지 않았고 어머니가 행상 일을 하며 근근이 생활을 해 나가는 가난한 가정의 아이였다. 하루는 그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그림이 완성되자 선생님은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통의 아이들은 부모님, 경찰관, 군인, 소방관 아저씨 등을 그렸지만 그 아이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그렸다. 선생님은 궁금한 나머지 아이에게 물었다.

“왜 여기에 나무를 그렸니?”

그러자 아이는 대답했다.

“아, 이건요, 잣나무에요. 저희 어머니는 시장에서 잣을 파시거든요.”

그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아이의 눈에는 자기와 엄마를 먹고살게 해 주는 잣나무가 그 무엇보다 고마웠을 것이다.

잣나무를 그린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큰 것에만 감사하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어린이집 교사가 된 지금 나는 아이들의 그림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어린 나이에 엄마를 생각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려 낸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림. 가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아이들의 그림을 볼 때면 사랑의 잣나무를 떠올리곤 한다.
 
 
 
 
 
Kevin Kern - Tomorrow`s Prom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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