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일 (월)
(백) 부활 제3주간 월요일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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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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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3-25 ㅣ No.110985

사제들에게 인사이동은 언제나 긴장이고, 설렘입니다. 보좌신부로 있을 때는 주교님께서 따로 언질을 주시지는 않았습니다. 인사이동의 공문을 받고 알았습니다. 주교님께서 저를 따로 부르셔서 인사이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신 적이 3번 있습니다. 한번은 1999년 적성성당으로 가게 될 때입니다. 주교님께서는 재정적으로 열악하고, 교우들도 적기 때문에 따로 부르셨던 것 같습니다. 2012년에 용문 청소년 수련장으로 가게 될 때입니다. 안식년을 신청했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교구장님께서 6개월이지만 수련장에서 일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수련장의 신부님이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고, 마땅한 사제가 없었기 때문에 안식년을 신청한 저를 부르셨던 것 같습니다. 2013년 성소국으로 올 때입니다. 짧은 수련장에서의 일을 마치고, 교구의 성소국에서 일을 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사이동을 하게 되면 구상 시인의 시를 마음에 담습니다. 제목은 꽃자리입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엮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적성은 문화적인 것들을 찾기는 어려웠지만 자연 속에서 지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수련장은 안식년의 기쁨은 없었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성소국은 본당만큼 아기자기하지는 않지만 사제양성이라는 보람이 있습니다.

 

신앙인은 아무런 고통이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고통 중에 세상을 원망하고, 분노하고, 좌절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은 그런 고통 속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고통 중에서 인내를 배우고, 인내는 겸손을 알게 하고, 겸손함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게 합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바다의 별, 우리의 어머니, 천상의 모후, 정의의 어머니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생애는 고통의 바다.’였습니다. 어린 아들을 성전에 봉헌했을 때 시메온으로부터 가슴이 찢어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했습니다. 어린 아들을 예루살렘에서 돌아오는 길에 잃어버렸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미쳤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아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보아야 했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보았고, 죽은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성모님은 그런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뜻을 보았고, 인류를 구원하려는 하느님의 계획을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말하며 자신의 몸이 구원 사업의 도구가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잔치의 즐거움이 계속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게 합니다. 예수님 또한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아시고,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만 혼인잔치를 더 풍요롭게 하셨습니다. 성모님은 혼인잔치에 손님으로만 간 것이 아니라, 그 잔치에 부족함이 없는지를 살피시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헤아리는 마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마음, 자신의 고통 보다는 사도들을 추스르고 교회를 걱정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성모님의 마음입니다. 성모님처럼 해야 할 일을 분별하여,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천주의 성모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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