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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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5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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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9-27 ㅣ No.115009

 

일정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핸드폰에, 사무실에, 숙소에 일정표를 적어 놓고 있습니다. 작년의 일정표와 올해의 일정표를 비교해서 보고 있습니다. 일정표를 보면 제가 해야 할 일이 있고,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의 만남, 제가 필요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소국의 일, 복음화 학교의 일, 꾸르실료, 엠이, 교구청의 일들이 있습니다. 그런 일들 중에도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매일의 미사, 독서, 묵상, 기도가 있습니다. 하루 중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매일 5시에는 일어나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습관이 되어서 힘들지는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커다란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창 신부가 있는 공동체는 새로운 시간들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모두들 바쁘게 지내기 때문에 기도를 함께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은 모두가 모여서 4시간씩 묵상을 함께 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번은 성시간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함께 모여서 묵상을 하고, 성시간을 지내고, 공동체의 날을 정해서 미사를 함께 지내면서 신부님들은 더욱 활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업적과 실적에 따라서 힘을 얻지만 사제들은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를 하면서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주는 기쁨과 보람은 하느님을 통해서 얻어지는 행복과 즐거움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많은 걱정을 하셨습니다. ‘마치 내가 너희를 이리 때 속으로 보내는 것 같구나!’ 제자들이 가는 길이 결코 쉬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옷도 지니지 마라.” 현실의 삶에서 꼭 필요한 것들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사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법정 스님이 무소유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욕심과 이기심을 버린다면 참된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 설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장자도 빈 배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한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치면

그가 아무리 성질이 나쁜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 배이니까.

 

그러나 그 배 안에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 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주님과 함께 지냈고, 주님의 가르침을 들었던 제자들이 파견되어서 주어진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유와 욕심을 버릴 때, 우리는 참된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나의 세례명은 무엇인지, 나의 성인께서는 어떤 삶을 사셨는지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내 뜻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먼저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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