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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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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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10-27 ㅣ No.115735

매일 아침에 규칙적으로 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침 기도를 마치면 컴퓨터를 통해서 뉴스를 검색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세상에 사는 분들에게 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간편하고, 빠르게 세상의 소식을 아는 방법으로 각 신문사의 만평을 봅니다. 만평은 한 컷의 그림으로 세상의 일을 선명하게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굳이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림을 보면서 세상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좀 더 깊이 있는 세상의 일을 보기 위해서는 각 신문사의 사설과 논평을 봅니다. 사설과 논평은 만평에서는 알 수 없는 사건의 원인과 대책을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제게 오는 전화나 우편물은 상대방과 보낸 쪽을 보면 대충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어떤 내용이 있을지 알 수 있습니다. 엠이에서 전화가 오면 엠이 주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꾸르실료에서 전화가 오면 봉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성당에서 전화가 오면 강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무서에서 우편물이 오면 주택세를 낼 때가 된 것입니다. 자동차 보험에서 우편물이 오면 보험료를 낼 때가 된 것입니다. 남대문 경찰서에서 우편물이 오면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범칙금을 내야 합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난다.’는 말처럼 드러나는 현상을 보면 결과를 대충은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알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열길 물속은 알 수 있지만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은 무척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 안에, 곧 내 육 안에 선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음을 나는 압니다. 나에게 원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좋은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 그래서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을 하면, 그 일을 하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자리 잡은 죄입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깊은 영성을 지닌 분도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매일 만평으로 볼 수 있다면, 우리의 마음도 매일 논평과 사설을 쓸 수 있다면, 우리의 마음도 일기예보처럼 미리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교통법규를 어기는 사람이 교통법규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교통법규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과속으로 사고를 낸 사람이 자동차 회사에 불만을 이야기 할 수는 없습니다. 자동차는 속도를 내면 빨리 달리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쁘신 중에도 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내면의 소리, 참된 자아의 소리를 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하고 말합니다. 과연 그대로 됩니다. 또 남풍이 불면 더워지겠다.’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대로 됩니다. 여러분은 하늘과 땅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릅니까? 여러분은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합니까?”

 

믿음, 소망, 사랑이 우리를 참된 식별에로 인도해줄 것입니다. 세상의 뜻을 헤아리는 만큼,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외모를 가꾸려는 마음만큼, 내면의 정신을 키우라고 하십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만큼, 어떻게 살아야 될까를 고민하라고 하십니다. 재산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만큼, 하늘에 보화를 쌓도록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고,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며,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소중한 일들입니다. 매일의 삶에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 중에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아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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